'에어포스원' 타는 트럼프, 캐나다서 싱가포르로 '직항'할까

입력 2018-05-11 11:44
'에어포스원' 타는 트럼프, 캐나다서 싱가포르로 '직항'할까

김정은, 중간기착·전세기 관측 속 트럼프는 '논스톱' 이동 가능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 역사적인 첫 북미정상회담이 내달 12일 '중립 지대'인 싱가포르에서 개최될 예정인 가운데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동 방식에도 눈길이 쏠린다.

외교가에서는 김 위원장의 경우 약 4천700㎞ 떨어진 싱가포르까지 이동하는 데 적지 않은 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위원장이 타는 전용기 '참매 1호'는 옛 소련 시절인 '일류신(IL)-62M'을 개조한 것이다. 이 기종은 1970년대 개발됐다.

4개의 엔진을 장착한 이 기종은 항속 거리가 1만㎞에 달해 이론적으로는 회담 개최지인 싱가포르까지 논스톱 비행이 가능하다.

그러나 1995년 단종된 '참매 1호'기의 노후화가 심각해 중간 기착을 해 정비와 재급유를 받지 않고 싱가포르까지 단번에 날아가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고개를 든다.

일각에서는 우방인 중국 공항에 중간 기착을 하고 나서 싱가포르로 다시 향하거나, 중국에서 장거리 운항이 가능한 대형 전세기를 빌려 싱가포르로 이동할 수 있지 않냐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비해 트럼프 대통령은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을 타고 한결 수월하게 싱가포르에 도착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늘의 백악관'으로 불리는 미국 대통령 전용기의 명칭은 'VC-25A'다. 미국 대통령이 탑승했을 때 부여되는 항공 교신용 호출 부호(Call sign)이 '에어포스원'이다.

여객기인 보잉 747-200B를 개조해 만들어진 전용기는 3층 구조로 내부 면적이 370㎡에 달한다.

회의실과 침실, 수술이 가능한 의료 시설이 꾸려져 있고, 백악관 집무실에서처럼 비화(암호화) 통신과 화상회의 시스템으로 중요 지시를 내릴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달 8∼9일 캐나다 퀘벡주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마치고 곧바로 싱가포르로 이동한다면 약 1만5천㎞를 비행해야 한다.

'에어포스원'은 재급유를 받지 않고 약 1만2천600㎞를 날아갈 수 있다. 그러나 에어포스원은 주일미군 기지 등 지구 곳곳에서 광범위하게 배치된 공군 공중급유기의 지원을 받으면 비상시에는 일주일 이상 공중에 떠 있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싱가포르로 직항이 가능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일정에 따라 중간에 필요한 곳에 기착할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11월 아시아 5개국 순방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에 앞서 먼저 하와이에 들러 미 태평양사령부 등을 찾아간 적이 있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에 도착하고 나서 어디서 숙박을 할지도 관심이다.

연례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 개최 장소이자 2015년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정상 회담이 열린 샹그릴라 호텔이 회담 장소로 우선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두 정상이 긴밀한 접촉을 위해 이곳에 동시 투숙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일각에서는 싱가포르의 랜드마크인 마리나베이샌즈리조트를 운영하는 샌즈그룹의 셸던 애덜슨 회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큰 손' 후원자라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곳에 선호할 수 있다는 얘기도 있다.

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