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정은 美와 핵담판에 누가 수행할까…김영철 역할 주목
김여정 제1부부장 동행가능성…대외 업무 정예 총출동할듯
(서울=연합뉴스) 최선영 기자 = 오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첫 북미정상회담에는 북한 대외업무를 담당하는 정예멤버들만 출동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북미정상회담은 반세기가 넘도록 대결해온 북미 양국 정상의 첫 회동일 뿐 아니라 북한의 미래가 달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영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세기의 담판'이다.
북미관계 개선을 위한 첫걸음이고, 북핵폐기를 위한 사실상의 핵 담판인 만큼 지난달 남북정상회담에 당·정·군 수뇌가 총출동한 것과 달리 이번 북미정상회담 수행단은 대외분야의 핵심전략가를 중심으로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점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지난 8∼9일 중국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 방문을 수행했던 김영철·리수용 노동당 부위원장과 리용호 외무상, 김여정 당 제1부부장, 최선희 외무성 부상에 눈길이 쏠린다.
김 위원장은 이들 수행원을 이끌고 다롄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향후 비핵화와 체제보장을 위한 북미간 협상에서 북중 양국의 '전술적 소통'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사실상 북미 담판을 앞두고 만들어진 자리였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을 수행한 인사들이 북미정상회담에 배석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북측 수행원에 포함될 최우선 인사는 북미정상회담의 산파 역할을 한 김영철 부위원장이 꼽힌다.
현재 한반도의 정세 변화가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에서 시작됐으며 그 국면을 국정원과 통일전선부 채널이 주도하고 미국의 정보기관인 중앙정보국(CIA)으로 이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통일전선부를 이끄는 김영철 부위원장의 역할은 단순히 대남분야에 그치지 않고 대미분야까지 아우르는 상황이다.
김 부위원장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두 차례 방북 때 사실상 카운터파트 역할을 하며 그와 수차례 면담했고 김정은 위원장과 면담에도 배석했다.
그는 군 출신으로 핵 문제와 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지식도 풍부하고 더욱이 1990년대 초 고위급회담 대표로 참여해 남북기본합의서와 한반도 비핵화공동선언을 만드는데도 깊숙이 개입했다.
특히 김정은 체제 들어 역할이 커지면서 북한의 대외정책 전반에 대해 모두 꿰뚫고 있는 몇 안 되는 인사라고 할 수 있다.
그는 향후 핵무기와 핵시설 사찰과 검증, 감시체계 등을 둘러싸고 북미간 협상의 중요한 고비마다 북측의 해결사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위원장의 외교브레인이라고 할 수 있는 리수용 당 부위원장은 대미 대남 협상의 주체는 아니지만 다년간 스위스 대사로 활동하면서 선진국의 외교와 국제사회의 외교전략에 누구보다 밝다.
오랫동안 김정은 위원장과 로열패밀리의 집사역할도 했기 때문에 김 위원장이 외교문제에서 정확한 판단과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솔직하게 문제점을 말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인물이다.
또 자타 공인 미국통들인 리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외무성 부상은 향후 북미 간의 다양한 대화와 협상에 직접 나서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며 미국과 담판을 해야 할 주역들이라고 할 수 있다.
리 외무상과 최 부상은 대미외교 한우물만을 파온 인물들이어서 핵문제 뿐 아니라 군축, 인권, 생화학무기, 미사일 등 대미외교 전반에서 누구보다 전략과 협상에 능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위원장의 비서실장 역할을 하며 대외부문에서도 맹활약하고 있는 김여정 제1부부장도 첫 북미정상회담에 배석할 것으로 보인다.
김 제1부부장은 김정은 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의 첫 회담에 김영철 부위원장과 둘만 배석했고, 김 위원장은 앞으로 남북관계에서 김 제1부부장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최근에는 방북한 중국 고위급 인사와 회동에도 자주 등장하고 김정은 위원장의 다롄방문 때에는 시 주석과 친밀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조선중앙TV에 공개되기도 했다.
김 제1부부장이 비록 김정은 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의 회동에 빠지긴 했지만, 앞으로 북미관계와 남북관계가 같은 흐름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점에서 그의 참석 가능성은 커 보인다.
더욱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에 장녀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을 동행할 경우,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 제1부부장의 카운터파트 격이어서 두 사람의 행보가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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