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조직원 1세대 곧 출소…물밑 테러 위협에 속타는 유럽
(서울=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앞으로 2년 내 테러 혐의로 유럽 각국에 수감돼 있는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조직원 수십 명이 출소한다.
'칼리프'(이슬람 제국) 건설을 꿈꾸는 IS 조직원 200여 명은 여전히 수감돼 있다.
2011년부터 IS나 테러조직 알카에다에 합류한 1만2천여 명 가운데 3분의 2 정도는 고국으로 되돌아와 자유로운 일상을 보내고 있다.
일부는 테러 혐의로 재판을 기다리고 있지만 증거 불충분 탓에 중형을 구형받는 경우는 없다.
대부분은 전쟁터로 되돌아가지 않고 있고 집에서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이로 인해 유럽 전역에서 거주하고 있는 이들 극단주의자가 어느 정도의 위협을 가하겠다고 공언하는지, 당국은 이들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AP 통신이 10일(현지시간) 전했다.
프랑스의 경우 IS 조직원과 동조자들의 테러가 되풀이됐지만 57명의 수감자를 풀어줄 방침이다.
영국에서는 테러 가담자 절반 가까이가 4년 미만의 형을 선고받았다.
25명은 석방을 앞두고 있다.
벨기에의 경우 외국 출신의 전사들로 여겨지는 80명이 이미 석방됐고 44명이 추가 석방 대상이다.
스페인에서는 34명의 극단주의자 가운데 21명이 자유의 몸이 됐다.
향후 풀려날 극단주의자들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각국이 정확한 자료를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독일의 경우 1천 명에 가까운 거주자들이 지하드(이슬람 성전)에 합류했지만 이들에 대한 기소나 석방 등 관련 자료는 내놓지 않고 있다.
지하드 합류자 대부분은 체포되지 않았고 아직까지 테러를 저지르지 않고 있다.
각국에서 자생적으로 성장한 지하드 조직원들은 아직 어린 데다 충분한 교육을 받지 못하는 등 집안 배경이 좋지 않다.
이들은 자신이 속한 사회에서 격리돼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재판을 거듭 받더라도 지하드의 대의명분을 포기했다고 말하는 이들은 거의 없다.
이들이 교도소를 떠나면 그들을 관리할 그 어떤 프로그램이나 정책이 없다.
프랑스의 경우 관련 당국이 석방자들에 대해 정기적으로 소재지 등을 파악하도록 하고 있다.
영국은 제한적인 수준의 상담과 함께 감시를 시행하고 있다.
범죄 전력자들이 사회에 재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스페인은 2016년부터 '재교육과 재활'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나 이론에 그치고 있는 수준이다.
146명의 수감자 가운데 단 10명 만이 온건화 프로그램을 이수했다.
극단주의자들을 추방하는 것은 현실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유럽에서 지내고 있는 이들 대부분은 순수한 유럽인들로, 법적으로 시민권을 박탈하거나 추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베테랑 지하드 조직원들의 임박한 석방은 "4번째 귀환자의 물결"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폭력적인 극단주의에 대해 연구를 진행해 온 벨기에 에그먼트연구소 릭 쿨샛이 말했다.
유럽연합(EU) 경찰기구인 유로폴에 따르면 유럽에서 테러를 저질렀다가 검거될 경우 최근까지 6년 정도의 형을 선고받았다.
이는 미국의 평균 13년에 비해 무척 짧다.
2015년 1월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의 편집국에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난입해 총기 테러를 벌인 사건 이후 테러 관련 범죄에 대해 중형이 가해지는 추세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미국 수준보다 낮다.
카트린 샹르노 프랑스 파리 검찰총장은 "자신이 저지른 범죄에 대해 후회하고 있다고 말하는 범인들의 말을 너무 쉽게 믿어서는 곤란하다"며 "또다시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는 가능성이 바로 위험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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