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상과 불화에 넣은 성물, '불복장의 비밀'

입력 2018-05-10 18:06
불상과 불화에 넣은 성물, '불복장의 비밀'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보물 제959호로 지정된 불경 54건 71책은 경북 경주 기림사 소조비로자나불에서 나왔다. 이렇게 불상이나 불화에 모시는 성물을 복장(腹藏)이라 하고, 복장을 봉안하는 의식을 불복장(佛腹藏)이라고 일컫는다.

국보와 보물 중에는 복장이 약 40건에 달할 정도로 많다. 한국에서 불복장이 시작된 시기는 명확하게 파악되지 않았다. 다만 경남 산청 석남암사지 석조비로자나불좌상 대좌에서 766년 제작한 납석사리호가 나와 늦어도 8세기에는 불복장이 이뤄졌음을 알 수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대전 광제사 주지인 경원 스님은 불복장 기원과 의미, 현존하는 시대별 복장을 상세하게 정리하고 불복장 과정을 해설한 '불복장의 비밀'을 펴냈다.

책은 서울 개운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 안동 보광사 목조관음보살좌상, 영주 흑석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 예산 수덕사 목조삼세불상 등 불상 10여 건에서 나온 복장을 다양한 도판과 함께 소개한 점이 특징이다.

또 인도와 중국 복장물, 불화에 거는 복장 주머니인 복장낭, 불복장 절차와 구성 물목을 기술한 경전인 '조상경'(造像經)에 대한 내용도 담았다.

저자는 "우리나라에서 복장(腹藏)이라는 용어는 이규보가 쓴 '동국이상국집'에 처음 나온다"며 "불복장 신앙은 불상 안에 불법(佛法)을 상징하는 물품을 넣으면 영험이 깃든다는 믿음에 바탕을 둔다"고 설명한다.

민족사. 504쪽. 비매품.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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