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최고지도자 "유럽이 절대 보증해야 핵합의에 잔류"

입력 2018-05-09 20:08
이란 최고지도자 "유럽이 절대 보증해야 핵합의에 잔류"

트럼프에 "분비물 먹는 실수 저질러" 맹비난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9일(현지시간) 미국의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위반을 맹비난하고 유럽 측이 강력하게 보증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이날 교육자 대회에 참석해 "핵합의에 서명한 유럽 3개국(영국, 프랑스, 독일)을 믿어서는 안 된다"면서 "이들이 핵합의 유지와 이행을 절대적으로 보증하지 않는다면 계속 우리가 현 상황을 유지할 수 있을지 진정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보증의 방식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핵협상에 직접 참여한 이들 3개국이 핵합의 원문을 그대로 이행하고 미국의 대이란 제재 부활에 동조하지 않는다는 점을 문서로 확인하는 방법을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

유럽 3개국은 그간 핵합의를 유지해야 한다는 명분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요구하는 대로 이를 수정하기 위해 재협상해야 한다고 이란에 요구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이와 관련, 8일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에게 유럽 측이 핵합의 이행에 따른 이란의 이익을 온전하게 보증할 지를 면밀히 알아보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자리프 장관은 8일 밤 트위터에 "유럽 측의 입장을 알아 내기 위해 외교적으로 전력을 다해 노력하겠다. 그 결과에 따라 우리의 대응이 결정된다"고 적었다.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로하니 대통령에 핵합의 수정을 거부하고, 유럽 3개국에게서 핵합의 원문을 이행하겠다는 확약을 받아내라고 지시한 셈이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이란 국민을 대표해서 말하건대 트럼프 씨 당신은 분비물을 먹는 것과 같은 큰 실수를 저질렀다"면서 "그는 어젯밤 어리석고 얄팍한 기자회견에서 10번도 넘게 거짓말했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이란이 핵합의에 서명했지만, 이란에 대한 적대는 계속됐다"면서 "핵협상은 핑계였고, 그들은 이제 우리의 미사일과 중동 내 존재감을 새로운 문제로 들고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그들의 새로운 요구를 또 받아들인다면 또 다른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면서 "미국은 걸프 지역 국가들(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처럼 돈을 갖다 바치는 심부름꾼과 같은 정치 지도자를 원한다"고 비난했다.

hsk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