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말기 민화 4점, 보존처리 마치고 캐나다로
국외문화재재단, 로열온타리오박물관 소장품 지원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제대로 펴지 못할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던 조선말기 민화 4점이 국내에서 보존처리를 마치고 원소장처인 캐나다로 돌아간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정재문화재보존연구소를 통해 2016년 12월부터 진행한 캐나다 토론토 로열온타리오박물관 소장품 '용왕대신', '별상', '옥황상제', '호도'의 보존처리를 마무리했다고 10일 밝혔다.
네 그림은 모두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반 사이에 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용왕대신', '별상', '옥황상제'는 캐나다 장로교 선교사로 1888년부터 1928년까지 한국에서 활동한 제임스 게일(1863∼1937)이 수집한 작품으로, 그의 아들인 조지 게일이 로열온타리오박물관에 기증했다.
세 그림은 작품 크기가 대략 세로 90㎝·가로 55㎝다. '용왕대신'은 용을 배경으로 무신을 그렸고, 집안 태평과 수복을 돕는 신령을 의미하는 '별상'은 남이 장군 혹은 최영 장군 무신도와 비슷한 양식 그림이다. '옥황상제'는 면류관을 쓰고 홀을 든 옥황상제를 화폭에 담았다.
나머지 한 점인 '호도'는 세로 116㎝·가로 61㎝ 크기 민화로, 정확한 유출 경위는 파악되지 않았다. 호랑이와 함께 박쥐를 그린 점이 특징이다.
정재문화재보존연구소 관계자는 "네 그림은 산화로 인해 심하게 꺾이거나 갈라진 상태였다"며 "보존처리를 위해 물기를 뿌리면서 천천히 펴는 작업을 먼저 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갈라진 부분을 메우고, 오염물질을 제거했다"며 "호도는 다른 그림과 분위기를 맞추기 위해 표구를 교체했다"고 덧붙였다.
보존처리가 끝난 그림을 살펴본 그웬 애덤스 로열온타리오박물관 아시아 유물 담당자는 "그림 상태가 매우 좋아졌다"고 감탄한 뒤 "그림을 가져가면 박물관 내 한국전시실에 전시하고, 박물관 잡지에 관련 사실을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보존처리는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국외문화재 보존·복원과 활용 사업의 하나로 추진했으며, 약 2천만원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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