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이차암 구별 힘든 '소아 악성뇌종양'…맞춤의학이 해법"
<YNAPHOTO path='C0A8CAE2000001603EC804AB000002C1_P2.jpg' id='PCM20171210000027009' title='DNA 구조' caption='[게티이미지뱅크 제공]' />
서울대병원 "수모세포종·악성 신경교종으로 구별 가능해져"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소아 악성뇌종양 중 하나인 수모세포종이 재발한 것인지, 다른 데서 옮은 이차암인지를 구별해 치료하려면 유전자 분석에 기반한 '맞춤의학'이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제시됐다.
이차암은 처음 생긴 암과는 별개로 새롭게 생긴 암을 말한다. 암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고 몸속에 남아있다가 새로운 종양을 만들어 다시 모습을 드러내는 재발과는 다르다. 수모세포종이 역시 재발하면 원칙적으로는 그대로 수모세포종이어야 하지만, 이 환자들은 고강도 항암치료로 인한 이차암이 종종 발생한다. 백혈병과 악성 신경교종이 수모세포종 환자의 대표적 이차암이다.
서울대 어린이병원 신경외과 김승기·피지훈, 순천대 박애경 교수팀은 2002년부터 2016년까지 서울대 어린이병원과 세브란스병원,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수모세포종 수술 후 재발한 환자 17명의 유전자 검사를 시행한 결과 암과 연관된 'PTEN'과 'MTOR' 같은 유전자 변이를 확인했다고 9일 밝혔다.
특히 재발한 종양 조직 중 일부에서는 수모세포종이 아닌 악성 신경교종의 특징적 유전자가 발현한 것으로 확인됐다. 단순히 수모세포종이 재발했다기보다는 이차암인 악성 신경교종이 발생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수모세포종은 소뇌 부근에서 발생하는 소아 악성뇌종양 중 하나다. 신경조직으로 분화해 뇌척수액을 따라 전이하는 경우가 많다. 치료기술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3분의 1의 환자에서 재발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장기 생존율은 약 70% 정도다. 재발한 경우에는 치료법이 거의 없어 대부분 사망에 이른다.
그러나 악성 신경교종은 재발한 수모세포종보다는 상대적으로 악성도가 낮으므로 종양이 어떤 종류인지 감별할 수 있다면 치료를 시도할 수 있다.
즉, 이차적으로 발생한 악성 신경교종은 PDGFRA 유전자 변이를 공통으로 가지고 있어서 이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의약품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렇게 되면 사실상 치료법이 전무한 재발 수모세포종과 달리 환자에 새로운 표적치료 기회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김승기 교수는 "이 연구는 재발한 소아 악성뇌종양의 진단에서 유전체 분석기법을 활용한 사례"라며 "이를 통해 표적치료의 가능성을 제시한 건 물론 앞으로 소아 뇌종양 진단과 치료에 정밀의학을 도입할 근거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뇌병리 연구분야의 국제학술지 '신경병리학회지'(Acta Neuropathologica)에 게재됐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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