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날만한 세종시 인구 증가세…5년여만에 3배 '껑충'(종합)

입력 2018-05-09 14:13
수정 2018-05-09 14:13
샘날만한 세종시 인구 증가세…5년여만에 3배 '껑충'(종합)

자족성 확보 가속화 전망…"충청권 인구 흡수에 불과" 비판도



(세종=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세종시 인구가 30만명을 넘어섰다.

시 출범 5년 10개월여 만에 3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세종시의 빠른 성장세를 두고 정주 여건 개선에 따른 결과라는 긍정 평가와 주변 충청권 인구를 빨아들인 것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교차한다.



9일 세종시에 따르면 시 인구는 전날 기준 30만24명이다.

2012년 7월 1일 시 출범 당시 10만751명보다 3배 가까이 늘었다.

인구 30만명의 중견도시에 이름을 올린 건 전국 167개 시·군 중 37번째다.

충청권에서는 대전시, 충남 천안시, 충북 청주시, 충남 아산시에 이어 5번째다.

40개 중앙행정기관과 15개 국책연구기관 이전, 교통·생활 인프라 확충, 정주 여건 개선 등 영향으로 인구가 매년 3만∼5만명씩 늘었다고 시는 설명했다.



세종시는 이날 오전 11시 새롬동 주민센터에서 인구 30만명 달성 기념행사를 했다.

서울 용산에서 전입한 30만번째 시민 김지선(29·여)씨에게 세종시민 인증서를 전달했다.

김씨는 세종국책연구단지로 이주한 직장을 따라서 세종시로 터전을 옮겼다.

이춘희 시장은 "입주민 불편을 최소화하고 삶의 질을 높여 국가균형발전과 자치분권 선도도시로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살고 싶어 하는 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시는 당분간 자족성 확보를 위한 움직임이 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 2년 동안 2만5천여가구의 공동주택 입주가 이뤄지는 데다 행정안전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중앙부처 추가 이전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전체 6개 생활권 중 절반(4∼6생활권)이 개발 중이라는 점도 인구 증가에 도움이 되는 요소다.

시 관계자는 "2020년 21대 총선 때 국회의원 2명을 선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며 "세종시 정치적 위상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주변 도시에선 그러나 세종시의 성장을 마냥 달갑게만 보지 않는다.

세종시 인구 증가가 수도권 인구 분산이 아닌 대전과 충북·남 인구를 빨아들이는 '빨대 현상'으로 분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청주시의 사례를 놓고 보면 2016년 시민 4천748명이 세종시로 갔고, 세종시민 2천110명이 청주로 왔다.

청주시 입장에서는 2천638명이 세종시로 순유출된 셈이다.

대전시 사정은 더 심각하다.

2013년 312명이던 전·출입 현황(전입자-전출자)은 2014년 -8천835명, 2015년 -2만616명 등을 기록했다.

최근 전출자가 많았다는 뜻인데, 대부분 세종시 행을 택했다는 게 대전시의 판단이다.



급기야 대전시 인구는 지난 2월 150만명 밑으로 떨어졌다.

2010년 2월 150만명을 넘어 2014년 7월 153만6천349명까지 올랐던 것에 비하면 하락세가 뚜렷하다.

6·13 지방선거 대전시장 후보들이 앞다퉈 인구 관련 공약을 내놓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세종시 내부에서도 충청권 균형 발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충열(자유한국당) 세종시의원은 "세종시가 상생발전 노력을 하고 있지만 (성과는) 미미하다"며 "진정한 행정수도로 만들려면 주변 도시 협조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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