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무소속 대선후보 "야권 결집 위해 사퇴"

입력 2018-05-09 07:15
베네수엘라 무소속 대선후보 "야권 결집 위해 사퇴"

라티 후보 팔콘 지지 선언…대선 4파전으로 압축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베네수엘라의 무소속 대선 후보가 야권 결집을 위해 8일(현지시간) 후보직에서 사퇴했다고 엘 나시오날 등 현지언론이 보도했다.

좌파 성향 사업가 출신의 무소속 후보인 루이스 알레한드로 라티는 이날 "같은 야권 후보로 진정한 국가 통합을 대표하는 엔리 팔콘 후보를 지지하기 위해 대선 후보직에서 사퇴한다"고 밝혔다.

알레한드로 라티의 사퇴는 자신의 지지율이 1%에도 못 미치지만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재선을 저지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항마로 떠오른 팔콘 후보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알레한드로 라티의 사퇴로 대선은 마두로 대통령, 팔콘, 복음주의 목사 하비에르 베르투치, 좌파 성향 레이날도 키하다 등 4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북부 라라 주의 주지사를 지낸 팔콘 후보는 즉각 알레한드로 라티의 지지를 환영했다.

그는 "내가 마두로 대통령의 적수가 분명하다"면서 "마두로 대통령은 베네수엘라를 더 큰 비극에서 구하기 위해 사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선 불참을 선언하는 것은 마두로 대통령의 재선에 표를 행사하는 것과 같다"며 야권의 결집을 호소했다.

우파 야권 연합 국민연합회의(MUD)에 참여한 주요 야당은 오는 20일 치러지는 대선이 불공정하고 자유롭지 못한 선거라고 규정하며 불참을 선언한 바 있다.

한때 고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과 가까웠던 팔콘 후보는 군 장교 출신으로, 2010년 여당인 통합사회주의당과 결별한 뒤 야권에 합류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전날 자국 기업과 고위 인사에 대해 추가 제재를 가한 미국을 비난했다.

그는 남부 아마소나스 주에서 대선 캠페인 연설을 통해 "베네수엘라의 새 대통령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나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을 선출할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자주적인 베네수엘라인들은 자신들의 대통령을 비밀·직접 투표로 뽑을 것"이라고 말했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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