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로마 한복판서 시내버스 화재로 대혼란…보행자 1명 화상
올들어 9번째 버스 화재…"차량 노후화·정비불량 원인 추정"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8일 오전(현지시간) 이탈리아 시내 한복판에서 시내 버스가 불길에 휩싸여 승객과 보행자들이 공포에 질리고, 도심이 검은 연기로 뒤덮혔다.
목격자에 따르면 이날 화재는 정류장에 정차한 버스 뒤편에서 시작돼 삽시간에 버스 전체를 집어삼킨 것으로 전해졌다.
로마시 산하 대중교통공사 Atac은 "운전 기사와 승객들은 화재 직후 버스에서 모두 피신해 무사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뉴스통신 ANSA는 사고 현장을 지나던 여성 보행자 1명이 가벼운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보도했다.
이날 사고는 수 많은 관광객이 몰리는 트레비 분수가 인접한 시내 차도에서 발생한 탓에 도심에 한동안 극심한 교통 정체가 빚어지고, 검은 연기와 유독 가스에 놀란 인근 건물 입주자들이 황급히 대피하는 등 큰 혼란이 뒤따랐다.
제작된 지 15년가량 지난 사고 버스의 화재 원인은 차량 노후와 정비 불량 등에 따른 전기 합선으로 추정되고 있다.
로마 시내에서 달리던 버스에서 불길이 치솟는 일은 드문 일이 아니다. 올해 들어서만 벌써 9대의 시내 버스가 주행 도중 화염에 휩싸였다. 작년에는 20대의 버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현지 언론은 로마시의 예산 부족에 따라 Atac이 시내 버스 노후화와 정비 불량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며 시내 버스 화재가 잇따르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Atac은 작년 기준으로 13억 유로(약 1조6천700억원)에 달하는 부채를 지고 있어 파산을 선언해야 할 처지에 놓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ykhyun1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