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기사회, '성폭행 의혹' 김성룡 9단 제명
김성룡 탈퇴서 제출했으나 32년 만에 제명 결정
한국기원 이사회도 징계 논의 불가피
(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 한국기원 소속 프로기사회(회장 손근기)가 '성폭행 의혹'을 받는 김성룡 9단의 회원 자격을 박탈했다.
프로기사회는 8일 오후 서울 성동구청 청소년수련관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성폭행 의혹'을 받는 김성룡 9단에 대한 제명안 투표를 실시한 결과 총 204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175표, 반대 17표, 기권 12표로 제명안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앞서 프로기사회는 지난 4월 24일 연령별 대의원회의를 열고 김성룡 9단 제명안을 총회에 상정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이날 총회를 앞두고 김 9단은 탈퇴서를 제출했으나, 기사회는 투표를 실시해 찬성률 85.8%를 기록했다.
총회에서는 재적인원 354명의 과반이 출석해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으면 제명이 결정된다.
프로기사회에서 회원 제명 결정이 내려진 것은 1986년 이후 무려 32년 만이다.
1967년 10월 출범한 프로기사회에서는 김 9단을 포함해 총 5명이 명예 실추 등의 이유로 제명됐다.
프로기사회에서 제명되더라도 프로기사 자격을 상실하는 것은 아니다.
프로기사직에 대한 징계는 한국기원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한다.
김성룡 9단은 최근까지 한국기원 홍보이사와 바둑리그 팀 감독, TV 해설가 등 왕성한 활동을 한 중견 기사다.
그러나 지난 4월 16일 외국인 여성기사 A씨가 9년 전 김 9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해 큰 파문이 일었다.
이후 한국기원은 윤리위원회와 실무조사단을 꾸려 진상을 파악 중이지만 폭로가 나온 지 3주가 지나도록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아 '늑장 대처'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하지만 프로기사회에서 회원 자격을 박탈함에 따라 한국기원도 김성룡 9단에 대한 징계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프로기사들이 주축인 한국기원 운영 관례상 기사회 결정 사안은 한국기원 이사회에서도 대부분 통과됐다.
손근기 프로기사회 회장은 "김성룡 9단이 탈퇴서를 제출했으나 투표 결과를 보면 프로기사들의 분위기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오늘 결정은 기사회 회원 자격을 박탈한 것이지만 프로기사회 회원이 아니면 사실상 프로기사도 아니라고 보면 된다"라며 "한국기원에도 (김성룡 9단) 제명안을 이사회에서 다뤄달라고 공식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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