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 만의 세계선수권 '남북 단일팀' 탁구 선수단 귀국(종합)

입력 2018-05-08 16:01
27년 만의 세계선수권 '남북 단일팀' 탁구 선수단 귀국(종합)

2012년 대회 이후 6년 만에 남녀 대표팀 동반 메달 수확

여자팀은 1991년 지바 세계선수권 이후 단일팀으로 동메달



(영종도=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스웨덴 세계선수권대회(단체전)에서 27년 만의 남북 단일팀을 재현한 탁구 국가대표팀이 8일 인천국제공항으로 귀환했다.

안재형 감독이 이끄는 여자대표팀은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8강 대결이 예정됐던 북한과 깜짝 단일팀을 구성해 4강에 자동 진출했다.

준결승에서 일본의 벽에 막혔지만 전지희(포스코에너지), 양하은(대한항공), 북한의 김송이가 여자 단체전 멤버로 힘을 모았고, 시상대에는 남북 출전 선수 9명 전원이 동메달을 받았다.



남북 단일팀이 구성된 건 현정화와 북한의 이분희를 앞세워 중국을 꺾고 여자단체전 금메달을 딴 1991년 지바 세계선수권 이후 27년 만이다.

이번 단일팀은 남북 정상회담으로 화해 무드가 조성된 이후 남북 체육 교류의 첫 번째 결실로 평가된다.

김택수 감독이 이끄는 남자대표팀도 4강에서 독일과 접전 끝에 게임 스코어 2-3으로 졌지만 값진 동메달을 땄다.

남자대표팀은 2016년 쿠알라룸푸르 대회 동메달에 이어 세계선수권에서 2회 연속 메달을 수확했다.

또 남녀 대표팀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동반 메달을 획득한 건 2012년 도르트문트 대회 이후 6년 만이다.

안재형 여자대표팀 감독은 귀국 인터뷰에서 "1991년 지바 대회 때는 참가하지 못했지만 이런 기분이지 않을까 생각했다"면서 "남북 단일팀은 역사적인 장면이었고, 감동적이었다"고 되돌아봤다.

안 감독은 이어 "합동 훈련을 통해 북한 선수들과 기술 교류하고 장점을 끌어낸다면 지금보다 나은 경기력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택수 남자팀 감독도 "여자대표팀이 세계의 축복 속에 남북 단일팀을 구성해 부럽기도 했다"면서 "남자도 아시안게임에서 기회가 된다면 단일팀이 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선수들은 해산 후 소속팀으로 복귀해 국제탁구연맹(ITTF) 주관 투어 대회와 오는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준비한다.

대한탁구협회는 ITTF를 통해 다음 달 13일부터 17일까지 북한 평양에서 열리는 평양오픈에 참가하고 싶다는 의향을 북측에 전달했다.

우리 선수단이 평양오픈에 사상 처음 출전하면 북한 선수들이 답방 형식으로 7월 대전에서 열리는 코리아오픈에도 참가할 전망이다.

탁구협회는 귀국 직후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를 방문해 협회 경기력향상위원원회가 자체적으로 마련한 아시안게임 남북 단일팀 구성 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다.

협회는 지난 2일 스웨덴 현지에서 경기력향상위 회의를 열고 남북 단일팀이 구성되더라도 남북한 대표팀의 종전 출전 엔트리를 인정해주는 방식의 단일팀 구성안을 만들었다.

아시안게임에는 남녀 단식과 남녀 단체전, 혼합복식 등 5개 종목에 금메달이 걸려 있는데, 단식은 국가별로 남녀 각 2명, 혼합복식은 2개 조가 참가하게 돼 있다. 단체전 출전 엔트리는 5명이다.

협회는 단일팀 구성 때 단체전은 남북 5명씩 10명, 남녀 단식은 2명씩 4명, 혼합복식은 2개 조씩 4개 조가 출전하는 쪽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chil881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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