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소방공무원 온천·동물원 관광 '외유 해외연수'
오세아니아 여행 패키지 상품…"직원 해외여행 기회주려" 해명
(전주=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선진국의 소방 시스템을 배워 오겠다며 해외연수를 떠난 공무원들이 유명 관광지만 둘러보고 온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9일 전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소방 공무원 5명은 지난해 8월 27일부터 9월 5일까지 8박 10일 일정으로 오세아니아 해외연수를 떠났다.
'선진 소방 분석을 통한 전북소방발전 방안 모색'이 연수 취지였다.
당시 연수를 떠나기 전 소방 공무원들은 "오세아니아 소방 역사를 탐구하고 제도를 비교 연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실상은 딴판이었다.
인천국제공항을 떠나 호주에 도착한 소방 공무원들은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페더데일 야생동물원으로 향했다.
이후 시드니 소방박물관을 잠깐 둘러본 뒤, 오페라하우스에서 관광객과 어울렸다.
연수 나흘째부터는 뉴질랜드 남섬으로 장소를 옮겨 크라이스트처치 대성당과 세계적인 등반 명소인 트와이젤(Twizel)을 찾았다.
외유성 일정은 연수 후반에도 계속됐다.
뉴질랜드 북섬으로 향한 공무원들은 카오라우강 번지점프대와 캔터베리 대평원, 와이 토모 동굴, 폴리네시아 온천 등 유명 관광지만 골라 다녔다.
이들은 레드우드 수목원과 마오리 민속 쇼 관람을 마치고 8박 10일에 걸친 공식적인 연수 일정을 마무리했다.
연수 동안 20여 곳의 관광지를 방문한 공무원들은 소방과 관련된 기관은 단 3곳만 들렀다.
이마저도 8박 10일 일정 중 4∼5시간에 불과했다.
전북소방본부는 관광 목적이 아니었다고 외유성 의혹을 부인했으나 뒤늦게 '여행 패키지' 상품으로 연수를 진행했다고 털어놨다.
박진선 소방행정과장은 "일선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골고루 해외여행 기회를 주기 위해서 연수를 추진했다"며 "패키지 상품으로 진행하다 보니까 관광지 방문이 많기는 하지만, 소방 관련 기관도 몇 차례 들렸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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