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노래하는 기계 아닌 아티스트 될 것"

입력 2018-05-08 12:28
벤 "노래하는 기계 아닌 아티스트 될 것"

데뷔 8년 만에 첫 정규앨범 '레시피' 발표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가수 벤(본명 이은영·27)이 데뷔 8년 만에 첫 정규앨범 '레시피'(RECIPE)를 들고 돌아왔다.

벤은 8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마이라이브홀에서 쇼케이스를 열고 "정규앨범이 나오기까지 팬들도 많이 기다려주셨지만 사실 제가 제일 기다렸다. 데뷔하는 신인으로 돌아간 기분"이라고 말했다.

벤은 2010년 보컬 그룹 베베미뇽으로 데뷔했을 때 크게 빛을 보지 못했다. 홀로서기 한 뒤에도 마찬가지였다.

반전이 찾아왔다. KBS 2TV '불후의 명곡', MBC TV '복면가왕'에서 탄탄한 라이브 실력을 선보이며 재발견된 것. 또 2016년 부른 tvN 드라마 '또 오해영'의 주제곡은 10주 넘게 음원차트 상위권을 차지하며 인기를 끌었다. 147.5cm의 자그마한 키와 폭발적 성량 덕분에 '리틀 이선희'라는 별명도 얻었다.



벤은 그동안 자신만의 노래를 선보이지 못한 게 못내 마음에 걸린 듯했다. "주로 OST로 활동하고 제 노래는 많이 안 나왔다. 그래서 앨범에 매우 고팠다"고 털어놨다.

이번 앨범은 '레시피'라는 제목처럼 다양한 장르로 음악을 요리한다. 타이틀곡 '열애 중'은 이별 후를 그려낸 정통 발라드이며, '내 말 맞지?'는 우정에서 사랑으로 발전한 연인을 묘사한 달콤한 R&B 팝이다. '블랭크'(Blank)는 타이틀곡 후보로 꼽혔던 매력적인 곡이다. 소속사 메이저나인의 프로듀서인 바이브 윤민수는 "하고 싶은 대로 맘껏 작업해보라"며 격려해줬다고 한다.

벤은 '블랭크'에 대해 "원래 제목은 '취해서 그래'였다. 느낌을 살리려고 술을 마시고 녹음해보기도 했다. 저를 놓아버리고 불러야 하는 곡"이라며 "평소 고음을 많이 써왔지만, 이 노래는 심심하면서도 차분하게 슬픔이 전해져서 애정이 간다"고 말했다.



1년간의 고달팠던 준비 과정이 떠올랐는지 눈물을 떨궈 질의응답이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벤은 "욕심으로 시작한 앨범이다. 이렇게 욕심을 내본 적이 없어 회사 분들도 아주 힘드셨을 것"이라며 "가수라고 노래만 부르는 게 아니더라. '나는 왜 이렇게 부족할까, 음악 공부를 좀 더 열심히 할걸' 자책하며 많이 울었다. 혼자 술을 마셔본 것도 처음이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동안은 '노래하는 기계'처럼 별 고민 없이 노래했던 것 같다. 이제는 다음이 궁금해지는, 노력하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 제 이야기를 하고 싶다"며 "그러기 위해 악기 연주와 프로듀싱도 공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벤은 컴백을 기념해 6월 2∼3일 서울 서강대학교 메리홀 대극장에서 단독 콘서트 '블룸'(BLOOM)을 개최한다. 신보는 이날 오후 6시 음원 사이트에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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