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화산 용암분출 소강상태…"아직 끝난 건 아니다"
가옥 36채 불에 타…주민들 의약품 챙기러 일시귀가 허용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하와이 제도에서 가장 큰 하와이 섬(일명 빅아일랜드) 동단 킬라우에아 화산에서 흘러넘친 용암이 인근 주택을 덮친 가운데 용암 분출 5일째를 맞은 7일(현지시간) 용암의 기세가 다소 누그러졌다.
현지신문 호눌룰루 스타어드버타이저는 용암 때문에 대피한 레일라니 에스테이츠 주민들이 집에 잠시 들어가 의약품을 챙기거나 애완동물을 데리고 나올 수 있도록 하와이 카운티 민방위국이 허용했다고 전했다.
인근 도로에는 의약품과 생필품을 가지러 가는 주민들의 차량 행렬이 늘어선 모습이 잡혔다.
그러나 용암이 흘러내리는 속도가 언제 다시 빨라질지 모르는 데다, 추가 강진의 가능성이 있어 당분간 이 지역 주민 1천800여 명은 대피생활을 해야 한다고 신문은 전했다.
지난 3일 규모 5.0의 지진과 5일 규모 6.9의 강진 이후 모두 열 군데 분화구 균열에서 용암이 흘러나온 킬라우에아 화산은 한때 용암이 상공으로 치솟는 분천의 높이가 60m에 달했다고 하와이 화산관측소가 전했다.
지금까지 용암이 흘러내리면서 불에 타거나 파손된 가옥은 모두 36채로 집계됐다. 아직 인명피해나 부상자는 보고되지 않았다.
하와이 화산관측소는 전날 규모 2.0 안팎의 약한 지진 횟수가 31회로 그 전날의 152회에 비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일어난 지진은 총 1천 회가 넘는다.
5일 규모 6.9의 강진은 하와이 제도에서 43년 만에 일어난 가장 강력한 지진으로 기록됐다.
지진 활동이 약해지면서 분화구 틈새에서 흘러나오는 용암의 양도 줄었다.
8번째 균열에서는 전날 오후까지 맹렬한 기세로 용암이 끓어 넘쳤으나 지금은 멈춘 상태라고 호놀룰루 스타어드버타이저는 전했다.
분화구와 도로 등지에 있는 10개의 균열에서는 여전히 화산재 증기가 치솟고 있다.
이로 인해 130번과 132번 고속도로가 도로 균열 등으로 인한 교통사고 우려 때문에 일시 폐쇄된 상태다.
하와이 카운티 경찰은 "화산 분출로 어수선한 틈을 타 약탈과 기물파손 행위를 할 경우 무관용 정책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하와이 카운티의 해리 킴 시장은 하와이뉴스나우에 "불행히도 아직 끝은 아니다"면서 주민들에게 지속해서 재난당국의 말에 주의를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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