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해스펠 구하기 "민주, '대테러 강경' 이유로 낙마 원해"
9일 인준 청문회 앞두고 낙마위기…민주당에 테러 미온대처 프레임 시도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물고문 전력으로 낙마 위기에 처한 지나 해스펠 중앙정보국(CIA) 국장 내정자 구하기에 공개적으로 나섰다.
오는 9일 상원 정보위 인준 청문회에서 민주당의 사퇴 공세 등으로 험로가 예상되는 상황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내가 높게 평가하는 CIA 국장 지명자 지나 해스펠이 테러리스트들에게 너무 강경하다는 이유로 공격에 처했다"고 말했다.
이어 "생각해봐라. 이 매우 위험한 시기에 우리에게는 가장 자격 있는 사람, 여성이 있다"며 "민주당 인사들은 그녀가 테러 문제에 대해 너무 강경하기 때문에 낙마를 원하고 있다. 지나 승리!"라고 지원사격을 벌였다.
논란의 핵심은 9·11 테러 이후 CIA가 벌인 테러용의자에 대한 인도와 구금, 심문 프로그램 운용 과정에서 해스펠 내정자가 어떤 역할을 했던 지이다.
민주당은 CIA가 해외비밀공작을 수행하던 2013년 총책임자이던 해스펠이 태국에서 '고양이 눈'이라는 암호명의 비밀감옥을 운영할 당시 물고문 등 가혹한 심문기법을 지휘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관련 문건의 기밀해제를 요구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의 반대에 대해 '테러에 대한 미온 대처' 프레임에 걸어가며 해스펠 내정자에 대한 지원에 나선 것은 그가 최근 후보직 사퇴를 고려했던 사실이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가운데 이뤄진 것이다.
해스펠 내정자는 인준 청문회 과정에서 물고문 논란 탓에 자신과 CIA의 평판이 나빠질 가능성을 들어 후보직에서 스스로 물러날 의사를 백악관 등에 밝혔으나 이 소식을 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해스펠 카드' 강경 입장을 재확인함에 따라 백악관 인사들이 강하게 만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해스펠 내정자도 자진사퇴의 뜻을 접고 일단 완주 의사를 밝혔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2일 CIA 국장이었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취임식에 참석한 자리에서도 "지금 행복하지 않은 유일한 사람들은 CIA 직원들일 것"이라며 "그러나 그들도 이 자리에 참석한 지나 해스펠의 부임으로 곧 행복해질 것"이라고 해스펠 띄우기에 나선 바 있다.
해스펠 내정자는 현 CIA 부국장으로, 인준 관문을 통과하면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후임자로서 미국의 첫 여성 정보수장 자리에 오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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