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운 자화상…노인 학대사건 가해자 10명 중 4명은 아들

입력 2018-05-07 06:00
수정 2018-05-07 13:02
부끄러운 자화상…노인 학대사건 가해자 10명 중 4명은 아들



복지부 현황보고서…가해자 4천638명 중 아들-배우자-딸 순으로 친족 대부분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8일 어버이날을 맞지만, 우리 사회의 현실은 늙은 부모 처지에서 녹록하지 않다. 낳아서 길러준 은혜에 보답받기는커녕 자식으로부터 학대를 당하는 일이 심심치 않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와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이 2005년부터 해마다 내놓는 '노인학대 현황 보고서'를 보면, 우리 사회의 부끄러운 자화상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7일 보건복지부의 '2016 노인학대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한해 전국 29개 지역노인보호전문기관에 들어온 노인학대 신고 건수는 1만2천9건이었다.

이 가운데 사법기관 등에서 노인학대 사례로 판정받은 건수는 35.6%인 4천280건이었다. 2015년과 비교해 12.1% 증가한 수치였다.

2016년 노인학대를 유형별로 분류하면 정서적 학대가 2천730건(40.1%)으로 가장 많았고, 신체적 학대(31.3%), 방임(11.4%) 순이었다.

2016년 전체 학대 건수 중에서 응급사례는 159건(3.7%), 비응급 사례는 2천472건(57.8%), 잠재적 사례는 1천649건(38.5%)이었다.

응급사례의 경우 신체적 학대 비율이 높았고, 비응급 사례는 정서적 학대 유형이, 잠재적 사례는 자기방임 유형이 많았다.

재학대 건수는 249건(5.8%)으로 2010∼2011년 9% 이상이었던 것과 비교해 점차 감소세를 보였다.

노인학대 피해자를 성별로 보면, 남성 1천187명(27.7%), 여성 3천93명(72.3%)으로 여성노인이 남성노인보다 훨씬 많았다.

연령별로 학대피해노인 분포를 보면, 60대 802명(18.8%), 70대 1천830명(42.8%), 80대 1천380명(32.3%) 등이었다.

전체 학대피해노인 중에서 치매가 의심되거나 진단을 받은 경우는 1천114명(26.0%)에 달했다.



특히 전체 학대행위자, 즉 가해자는 4천638명이다. 학대피해노인은 1명이지만 학대행위자는 2명 이상일 수 있기에 학대피해 노인 수와 학대행위자 수 간에 차이가 있다. 가해자 성별로는 남성 3천113명(67.1%), 여성 1천524명(32.9%)이었다.

특히 가해자 10명 중 4명은 아들이었다. 2016년 학대행위자 가운데 아들이 1천729명(37.3%)으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으로 배우자 952명(20.5%), 딸 475명(10.2%), 노인복지시설 등 종사자 392명(8.5%) 순이었다.

아들, 딸, 배우자, 며느리, 사위, 손자녀, 친척 등 친족이 학대 행위자인 경우가 3천502명(75.5%)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학대 행위자가 본인인 경우는 522명(11.3%)으로 2012년 394명과 견줘서 약 32.5% 증가했다. 가해자가 배우자인 사례는 전년보다 46.0% 급증했다.

또 노인이 노인을 학대하는 '노(老)-노(老) 학대'도 급격히 늘었다.

2016년 전체 노인학대 중 60세 이상인 고령자가 고령자를 학대하는 노-노 학대 사례는 2천26건(47.3%)으로 2015년 대비 16.9% 늘었고, 2012년에 비해서는 54.2% 증가했다.

노-노 학대 가해자는 배우자(45.7%), 본인(25.8%), 아들(10.7%) 순이었다. 인구 고령화와 노인 부부 가구 증가에 따라 배우자 학대와 자기 방임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노인학대 발생장소를 보면, 88.8%는 가정에서 벌어졌고, 요양원 등 생활시설(5.6%), 공공장소(2.2%), 병원(0.6%)에서도 발생 사례가 나왔다.

전체 노인학대 건수는 2014년 3천532건, 2015년 3천818건, 2016년 4천280건으로 해마다 늘고 있지만, 요양원 등 생활시설에서 발생하는 학대 사례는 그 증가 폭이 비교적 작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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