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만에 되찾은 주미대한제국공사관 22일 개관
문화재청·국외소재문화재재단 복원공사 완료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일제가 1910년 국권을 침탈한 뒤 헐값에 인수했다가 2012년 우리 정부가 매입하면서 102년 만에 되찾은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이 3년 가까이 걸린 복원공사를 마치고 문을 연다.
6일 문화재청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에 따르면 1882년 조미수호통상조약을 체결한 날을 기념해 오는 22일 미국 워싱턴 D.C. 대한제국공사관이 정식 개관한다.
백악관에서 1.5㎞ 거리에 있는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은 1877년 빅토리아양식으로 지은 지하 1층, 지상 3층 건물이다. 대지 면적은 381.1㎡, 연면적은 578.83㎡다.
고종이 파견한 초대 주미전권공사 박정양은 1888년 1월 1일 미국에 도착해 1월 17일 클리블랜드 미국 대통령에게 국서를 전달했다. 박정양이 그해 11월 청의 압력으로 귀국하자 이하영 대리공사가 이듬해 2월 13일 이번에 개관하는 건물에 입주했다.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은 자주 외교의 현장이었으나, 1905년 일제가 을사늑약을 체결해 외교권을 강탈하면서 외교 업무가 정지됐다. 이후 경술국치를 겪으면서 일제가 미국인에게 팔아넘겼다.
민간과 정부 노력으로 2012년 다시 한국 재산이 된 이 건물은 대한제국이 외국에 설치한 공관 가운데 유일하게 원형을 유지한다는 점에서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미대한제국공사관 내부는 공사를 거쳐 대한제국 주미공사가 활약할 당시 모습대로 복원한 사무소와 침실, 대한민국 역사를 보여주는 전시관으로 변모했다.
또 공사관 옆에는 불로문, 꽃담, 괴석이 있는 자그마한 한국 정원이 마련됐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 관계자는 "초대공사 박정양이 미국에서 외교 활동을 벌인 지 130주년이 되는 해에 공사관을 개관해 뜻깊다"며 "워싱턴에서 대한민국을 알리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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