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역도는 원정식 시대…"아시안게임 金, 꼭 따겠습니다"
AG 한국 남자 역도 마지막 금메달은 2002년 송종식
원정식 "아시안게임 금메달, 정말 간절하다"
(고성=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원정식(28·울산광역시청) 시대가 활짝 열렸다.
한국 역도의 부흥을 꿈꾸는 많은 전문가가 원정식을 바라본다.
세계선수권 우승으로 한껏 분위기를 달군 원정식은 2002년 부산 대회(남자 85㎏급 송종식) 이후 명맥이 끊긴 '아시안게임 남자 역도 금메달'에 대한 희망도 키웠다.
원정식은 5일 경상남도 고성 역도경기장에서 열린 2018 전국남녀역도선수권대회 남자 69㎏급에서 인상 148㎏, 용상 185㎏, 합계 333㎏으로 여유 있게 우승했다.
지난해 12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할 때 기록(인상 148㎏, 용상 178㎏, 합계 326㎏)보다 합계 기준 7㎏을 더 늘렸다.
많은 역도인들이 원정식이 플랫폼 위에 서면 숨을 죽였다. 그리고 원정식은 바벨을 번쩍 들어 기대에 답했다. 원정식을 향해 함성을 쏟아졌다.
경기 뒤 만난 원정식은 "세계선수권대회가 끝난 뒤 나를 향한 기대가 커졌다는 걸 느낀다. 보답하고 싶어서 서영식 울산광역시청 감독님과 함께 열심히 훈련했다"며 "당연히 다음 목표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다. 할 수 있다"고 했다.
원정식은 체중 조절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인상 155㎏, 용상 200㎏까지 들었다.
그는 "몸무게가 75㎏ 정도일 때 들었던 무게다. 하지만 회복을 잘하고 체중 조절을 꾸준하게 하면 인상 150㎏, 용상 190㎏은 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국대회 기록만 세워도 여유 있게 메달을 획득할 수 있다.
하지만 원정식의 목표는 '메달 획득'에 그치지 않는다. 그는 "역도가 다시 인기를 얻기 위해서라도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필요하다. 꼭 해내고 싶다"고 강조했다.
원정식이 목표로 세운 합계 340㎏을 들면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보인다.
2010년부터 국가대표로 뛴 원정식은 2011년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은메달, 2013년 아시안컵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하지만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부진했다. 2011년 세계선수권 6위, 2012년 런던 올림픽 7위, 2015년 세계선수권 실격,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8위 등 메이저대회에서 약했다.
아시안게임에서도 2010년 광저우 대회와 2014년 인천에서 모두 6위에 그쳤다.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경기 중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불운은 끝났다. 2017년 12월 미국에서 정상에 오르며 세계선수권 무관의 한을 풀었다. 아시안게임 노메달의 한도 금빛으로 풀어내려 한다.
사실 원정식은 '윤진희의 남편'으로 불리는 시간이 길었다.
원정식의 아내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은메달, 2016년 리우 올림픽 동메달을 딴 윤진희(32·경북개발공사)다.
그러나 2018년에는 윤진희가 '원정식의 아내'로 불린다.
윤진희는 때론 원정식에게 '쓴소리'를 하는 선배가 된다. 이날 경기를 지켜본 윤진희는 "금메달을 따려면 용상 기록을 더 늘려야 한다"고 냉정하게 충고했다.
원정식은 "아내 말이 맞다"고 웃었다.
jiks7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