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가쁘고 힘들지만 기뻐요" 웃음 끊이지 않는 어린이마라톤현장
참가자들 피곤한 기색 없이 코스완주…체험프로그램에도 큰 관심
(세종=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5일 '2018 국제어린이마라톤 대회'가 열린 세종시 세종호수공원에는 행사가 끝날 때까지 아이들의 명랑한 목소리와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국제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과 연합뉴스, 세종시가 공동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맑은 하늘 아래 2천 명이 넘는 참가자가 모여 마라톤 단축 코스인 4㎞를 달리고 빈곤국 아동의 어려운 삶을 체험할 수 있는 각종 이벤트에 참여했다.
행사가 진행된 세종호수공원에는 국제어린이마라톤대회 이외에도 세종시에서 주최하는 어린이날 행사도 함께 열려 축제 분위기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참가자들은 주최 측이 제공한 하얀색 티셔츠를 나눠 입고 이른 아침부터 공원 주변으로 속속 모여들었다.
가벼운 옷차림을 한 참가자들은 시작 시간인 오전 10시 이전부터 행사장 곳곳을 돌아보며 이후에 어떤 활동에 참여할 수 있지 꼼꼼하게 살폈다.
어린이들은 미니 마라톤을 앞두고도 긴장한 기색 하나 없이 행사장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며 분주하게 움직였다.
마라톤에 참여하기 위해 어린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온 부부도 눈에 띄었다.
본격적으로 행사가 시작되자 사회자인 방송인 하지혜 씨가 무대에 올라 국제어린이마라톤과 세이브더칠드런과 관련된 각종 퀴즈를 내며 분위기를 띄웠다.
개회식이 끝나자 참가자들은 인기 동요인 '상어 가족'의 노래에 맞춰 몸을 풀고서는 '힘차게 달려요' 그룹과 '느긋하게 달려요' 그룹으로 나뉘어 출발선으로 이동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의 마크 피어스 방글라데시 사무소장은 출발선에 서 있는 아이들에게 하이파이브를 건네며 참가자들을 응원했다.
오전 11시가 조금 지나 출발 신호가 떨어지자마자 몇몇 아이들은 전속력으로 달려나갔다. 행여 넘어지거나 다칠까봐 바쁘게 뒤를 쫓아가는 부모들의 모습도 보였다.
마라톤 코스에는 출발선에서부터 1㎞마다 말라리아, 저체온증, 영양실조, 식수부족의 어려움을 느껴볼 수 있는 체험 구역이 마련됐다.
참가자들은 "빨리 달리는 것도 좋지만, 이번 행사의 취지를 아이들이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체험 구역에서 다소 오랜 시간 머물기도 했다.
출발한 지 약 30분이 지나자 마지막 힘을 짜내며 결승선으로 뛰어들어오는 아이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완주에 성공한 세종시 의랑초등학교 5학년 오승민(11) 군은 "평소에 달리기, 자전거 타기를 좋아한다"며 "다른 나라 아이들을 도울 수 있는 어린이마라톤을 열린다는 걸 학교에서 알려줬다"고 말했다.
얼굴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힌 오 군은 "사실 학교에서 대회 신청하려고 했는데 기한을 놓쳤었다"며 "할아버지께 말씀드리니 할아버지가 직접 세이브더칠드런을 통해 신청해주셨다"고 말했다.
오 군의 할아버지인 오금환(59) 씨는 "행사가 끝나고 손자와 자전거도 타려고 자전거도 가지고 왔다"며 "어린이들은 우리의 앞날 아닌가. 우리는 달려서 기분이 좋고 어려운 아이들도 도움을 받을 수 있어 좋을 것 같다"고 미소를 보였다.
가족들보다 빨리 결승선을 통과한 공주 신월초등학교 4학년 어윤후(10) 군은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도 "작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참가인데, 달리기로 다른 나라 아이들을 도울 수 있어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달리기를 끝낸 참가자들은 완주 기념 메달을 받아들고 기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참가 가족들은 메달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는 것도 잊지 않았다.
행사장 주변에서 간단한 식사를 마친 참가자들은 피곤한 기색도 없이 부스로 이동해 나눔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색칠활동, 줄다리기, 종이접기, 볼링 게임 등에 활발하게 참여했다.
세이브더칠드런 중부지부 사업2팀 심혜설 팀장은 "행사 준비 초반에 작업이 늦어져 오늘 오전까지도 이곳저곳 보완하느라 바쁘게 움직였다"며 "다행히 별 탈 없이 마무리 지었다"고 말했다.
심 팀장은 "운영본부를 통해 들어온 불만이나 보완점도 따로 없었다"며 "맑은 날씨에 성공적으로 행사를 마친 것 같다"고 덧붙였다.
sujin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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