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실업률 18년만에 '4% 벽' 깼다…"문제는 임금"(종합)
4월 3.9%…연준 통화정책엔 복합적 메시지
(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미국의 '고용 훈풍'이 이어지면서 실업률이 3%대에 진입했다. 실업률이 4%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00년 12월 이후로 18년 만이다.
미 노동부는 실업률이 3월 4.1%에서 4월 3.9%로 0.2%포인트 하락했다고 4일(현지시간) 밝혔다. 지난해 10월부터 6개월간 4.1%에 고정된 실업률이 일종의 저항선으로 인식된 4%마저 뚫고 내려간 셈이다.
성별로는 여성이 상대적으로 크게 기여했다.
여성 실업률은 3월 3.8%에서 4월 3.5%로 0.3%포인트 하락했다. 남성 실업률은 별다른 변동 없이 3.7% 수준을 유지했다.
인종별로는 백인이 3.6%, 흑인이 6.6%, 아시아계가 2.8%, 히스패닉이 4.8%를 각각 기록했다.
미국의 고용시장은 사실상 완전고용 상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완전고용 실업률'이란 인플레이션 압력 없이 달성할 수 있는 가장 낮은 실업률을 의미한다. 기존의 4.1% 역시 완전고용 실업률로 평가됐다.
따라서 '3%대 실업률'은 상징적인 의미가 더 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고용지표 발표 직후 트윗에서 "실업률 3.9%, 4%가 깨졌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고용지표 발표 직전에도 트윗을 통해 "미국의 일자리 상황이 너무 좋다. 실업수당 청구도 1973년 이후로 최저 수준이다. 대단하다"고 말했다.
실업수당 청구가 감소했다는 것은 그만큼 고용이 증가했다는 뜻이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실업률이 올해 3.7%까지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3%대 실업률'이라는 상징적 측면을 제쳐놓으면 실제로는 전문가들의 눈높이에는 미치지 않는 부진한 성적표라는 분석도 나온다.
우선 비농업 일자리가 16만4천 개 증가했다. 민간 부문에서 16만8천 개가 늘었고, 정부 부문에서는 4천 개가 줄었다.
전달의 증가 폭 13만5천 개보다는 많았지만 시장 전문가 예상치(19만1천 개)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경제활동참가율은 62.8%로 0.01%포인트 하락했다.
무엇보다 임금상승률이 부진했다.
시간당 임금은 3월 26.80달러에서 4월 26.84달러로 0.04달러 증가했다. 작년 동월 대비로는 2.6% 증가한 것으로 전문가들의 예상치(2.7%)를 밑도는 수치다.
일반적으로 실업률이 떨어지면 임금이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인다는 게 경제학의 통설이다. 따라서 임금상승 속도가 더디다는 것은, 고용 훈풍과 인플레이션의 연결고리가 뚜렷하지 않다는 뜻이다.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임금상승률을 고려하면 이번 고용지표가 연준의 금리 인상 결정에 직접적인 변수가 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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