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3분의 1 이상 비 내려…제주여행 관건은 '날씨'
어린이날 연휴 사흘간 강풍·호우 예보 관광객 울상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국내 대표적 관광지인 제주도는 비가 내리는 날이 연간 3분의 1 이상 되는 데다가 강풍을 동반하는 경우도 많아 도민은 물론 관광객들도 날씨 정보를 예의주시하곤 한다.
관광객 18만여명이 제주를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어린이날 연휴(5∼7일)에도 강풍과 호우가 예보돼 제주여행을 예약한 관광객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30년간(1988∼2017) 도내 지점별 연간 강수일수 평균은 제주 128.7일, 서귀포 125.3일, 성산 123.7일, 고산 119.6일이었다.
같은 기간 국내 다른 지점은 연간 강수일수 평균이 서울 109.1일, 부산 99.5일, 대구 97.2일, 광주 123.2일, 대전 114.5일, 전주 120.8일, 강원도 춘천 107.1일 등으로 대부분 지점에서 제주보다 적었다.
연간 강수량도 중부 지방은 1천200∼1천500㎜, 남부 지방은 1천∼1천800㎜, 제주는 1천500∼1천900㎜ 정도를 보인다. 제주도 내에서도 한라산 고지대 등 강수량이 많은 지점에서는 연간 수천㎜의 강수량이 관측된다.
또한 제주에서는 비가 내리면 바람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서 관광객들에게는 날씨가 원활한 여행의 관건이 되곤 한다.
날씨가 궂으면 자연 관광지를 돌아다니기 불편하다. 기상특보 발효 상황에 따라 한라산과 성산일출봉 등의 탐방이 통제되기도 하고, 우도·마라도 등 부속섬 뱃길이 끊길 수도 있다.
강한 비바람과 폭설, 풍랑 등 악천후 탓에 항공기·여객선 운항에도 차질이 빚어지기 때문에 여행 일정이 틀어지진 않을까 걱정도 되곤 한다.
관광객들이 제주 날씨를 중요시한다는 점은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도 드러난다.
인터넷 포털 '네이버'가 2016년 한 해 동안 제주관광 관련 키워드 검색 데이터를 분석해보니 연령대와 네티즌의 검색 당시 위치 등 모든 조건과 상관없는 전체 검색 순위 1위는 '제주시 날씨'였다.
그러나 악천후가 여행을 방해하는 것만은 아니다. 폭우가 내린 뒤에만 만날 수 있는 비경도 있다.
서귀포시 강정동 악근천 상류의 엉또폭포는 평소에는 물이 흐르지 않다가 상류부에 많은 비가 내린 뒤에야 웅장한 자태를 드러낸다. 웬만큼 비가 와서는 폭포 보기가 어려우니 물줄기가 터졌는지 미리 알아보고 가는 것이 좋다.
서귀포시 '천제연 제1폭포'도 한라산 자락에 많은 비가 내리고 난 뒤 폭포수가 콸콸 쏟아지며 제2, 제3폭포에서도 평소보다 굵은 물줄기가 쏟아져 위용을 드러낸다.
폭포 가까이 접근했다가 갑자기 물이 불어나면서 고립될 수도 있는 만큼 사진을 찍기 위해 무리하게 폭포에 가까이 다가가지 않도록 하는 등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기상청은 어린이날 연휴(5∼7일) 기간 강풍이 불겠으며 6∼7일에는 많은 비가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6일에는 돌풍성 바람이 매우 강하게 불 것으로 예상돼 항공편 운항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
기상청은 특히 남서풍이 강하게 유입되는 산지와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20㎜ 이상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니 피해 없도록 대비하라고 당부했다.
atoz@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