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몸은 학교가 지킨다"…미세먼지 극복 분투기

입력 2018-05-07 07:21
"학생 몸은 학교가 지킨다"…미세먼지 극복 분투기

(수원=연합뉴스) 류수현 기자 =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학생들 몸은 학교가 지킨다."

각급 학교마다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자구책 마련에 고심이다.

경기도의 경우, 도 교육청이 오는 2020년까지 도내 모든 학교에 공기정화장치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미세먼지의 위협은 당장 코앞에 닥쳐서 무슨 수라도 써야 할 형편이어서다.

그래서 생각해 낸 대책이 조금은 안쓰럽지만, 나무와 숲이다. 뱅갈고무나무 등 공기정화에 도움된다고 알려진 식물을 교실마다 놓는 학교도 있고, 학교 주변에 숲을 가꾸는 곳도 있다.



경기 양평군 양수중학교는 교실 사물함 위에 뱅갈고무나무와 슈퍼바, 홍콩야자, 러브체인 등 공기정화 식물이 심어진 화분 5개씩을 놓았다.

학생 동아리 '체인지 메이커'가 수차례 회의 끝에 마련한 궁여지책이다.

이 학교에는 아직 교실에 공기정화설비가 없다.

학교도 공기정화설비를 설치하는 방안을 고려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관리비용까지 포함해 1년에 약 1천만 원이 든다고 해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공기정화 식물은 1개당 1만 원으로 전체 교실에 놓는데 30만 원이면 충분했다.

교사 김인수씨는 7일 "아직은 교실면적과 비교하면 식물 크기가 작고 수도 적어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면서 "조만간 학생들과 함께 교실면적에 필요한 식물은 얼마만큼이나 될지 연구해 공기정화 식물을 더 사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학교는 학생들 신발에 묻어 학교에 들어오는 먼지를 줄이고자 교실 앞에 있던 신발장을 건물 현관으로 옮기기도 했다.

여주시 연라초등학교 운동장 주변으로는 30m 높이의 전나무와 소나무, 은행나무 80∼90그루가 심어졌다.

학교는 나무들이 미세먼지와 학교 앞 도로에서 날아오는 유해물질을 어느 정도 정화해 주지 않을까 기대하며 숲 관리에 공을 들인다.



연라초 관계자는 "숲 가꾸기뿐만 아니라 학교 공간을 재구성해 현재 흙으로 덮여있는 운동장에 천연 잔디를 심고, 건물 앞에 화단을 조성하려고 계획하고 있다"라며 "청소업체를 통해 수시로 물청소를 진행하는 등 미세먼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경기도교육청도 미세먼지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되자 각급 학교에 자체적으로도 저감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요구했다.

도교육청이 제안한 방안으로는 위에서 아래로 압축공기를 분출시켜 바깥공기를 실내로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는 '에어커튼'을 출입문에 설치하거나 교실 방충망 일부를 미세먼지 필터가 부착된 창문형 환기장치로 교체하는 것이다. 출입구에 신발털이를 두는 방안이나 교직원들이 승용차 운행을 자제하는 것도 포함됐다.

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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