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협시대 대비해 서해 바닷길 체계적 정비해야"

입력 2018-05-04 13:38
수정 2018-05-04 13:53
"남북경협시대 대비해 서해 바닷길 체계적 정비해야"

인천항만공사 주최 세미나 "인천·남포항 발전 잠재력 높아"



(인천=연합뉴스) 신민재 기자 = 남북한 경제협력 본격화에 대비해 서해를 중심으로 한 해상운송 협력을 체계적으로 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인천연구원 김운수 박사는 4일 인천항만공사가 주최한 '인천항을 거점으로 한 남북경제협력 세미나'에서 "북한의 낙후한 도로, 철도 등 육상교통망과 해안 중심으로 형성된 주요 도시, 산업시설 분포를 고려하면 남북경협에서 해운 분야 협력을 먼저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고속도로를 제외하면 대부분 비포장도로이고 신호체계 미흡, 철도용 전기·연료 공급 부족 등으로 육상교통 인프라가 열악한 상황이다.

반면 항만시설은 국내 선진 항만 건설·운영 노하우를 접목해 부두를 개보수할 경우 즉시 운영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는 것이다.

또 항만 운영은 북한 내부와 차단된 독립적 기능이어서 일반 주민의 접촉이 불가능해 북한 당국도 급격한 개방 확대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



김 박사는 인천항이 북한 수출입화물의 환적항 기능을 수행하도록 항만시설 투자를 늘리고 인천 영종도 준설토투기장에 북한 선원이나 항만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교육기관을 설치하는 방안 등도 제안했다.

그는 "북한 전체 항만의 하역능력은 4천만t가량으로 인천항(1억2천200만t)의 3분의 1 수준인데 접안시설이 낡고 하역장비가 부족해 항만기능 회복에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북한은 8개 무역항 가운데 3개가 서해에, 5개가 동해에 있다.

서해에는 북한 최대 항만인 남포항(하역능력 1천70만t)과 해주항(240만t), 송림항(160만t)이 있고 동해에는 청진항(800만t), 흥남항(450만t), 원산항(360만t), 나진항(300만t), 선봉항(300만t)이 있다.

남북 간 해상교역액은 2007년 11억4천만달러로 최대를 기록한 뒤 2010년 5·24 조치 이후 국적선 운항이 전면 금지되면서 바닷길을 통한 교역이 사실상 끊겼다.



2002년부터 2011년까지 인천과 북한 남포를 정기적으로 오가며 남북교역의 상징과도 같았던 트레이드포춘호(4천500t급)를 운항했던 선사 관계자도 서해 뱃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준호 장금상선 부장은 "당시 트레이드포춘호 운항 경험에 비춰보면 인천항과 남포항은 각각 남북한의 수도권을 배후에 두고 있어 앞으로 경협이 본격화할 경우 엄청난 발전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 부장은 이어 "남북 간 정기선 운항의 경우 초기 투자비를 회수하는데 최소 5∼6년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위험 부담을 안고 사업에 참여하는 민간기업들을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s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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