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에 도박장 개설 업주 벌금형…'1만원에 맥주 1병·칩 10개'

입력 2018-05-04 11:29
식당에 도박장 개설 업주 벌금형…'1만원에 맥주 1병·칩 10개'

(대전=연합뉴스) 김준호 기자 = 음식점에 도박장을 개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대전지법 형사 11단독 김동희 판사는 도박장소개설 혐의로 기소된 A(30)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고 4일 밝혔다.

일반 음식점을 운영해온 A씨는 2016년 12월 21일부터 지난해 2월 21일 오후 8시까지 음식점 내에 블랙잭·바카라 등 5종의 카지노 테이블 7개를 설치한 다음 손님들에게 1만원을 받으면 맥주 1병과 칩 10개를 제공했다.

손님들은 칩을 이용해 블랙잭(카드 숫자의 합의 21에 가까운 사람이 이기는 방식의 게임) 등 게임을 했고, 칩으로 술·음료로 교환했다. A씨는 이 과정에서 영리 목적으로 도박하는 장소를 개설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 판사는 "영업방식을 보면 이벤트가 있는 날 보유하던 포인트를 주류 등으로 교환할 수 있다"며 "결국 손님들이 게임을 하며 따거나 잃게 되는 칩은 단순한 게임 도구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일정량 이상 모였을 때 주류 등으로 교환할 수 있는 수단으로서 재물의 가치를 지닌 물건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은 손님들이 도박을 위해 칩과 함께 술을 구매하도록 하고, 획득한 칩을 포인트로 변환해 이벤트가 있는 날 피고인 운영의 가게에서 주류 등으로 교환할 수 있도록 했다"며 "특히 적립한 포인트는 당일에 사용할 수 없어 손님들이 다시 피고인의 가게에 찾아오도록 유도했는데 이는 피고인에게 영리의 목적이 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kjun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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