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사랑합니다" 영암사고 희생자 영결식 눈물바다

입력 2018-05-04 10:31
"어머니 사랑합니다" 영암사고 희생자 영결식 눈물바다

유가족들 마지막 가는 길 배웅…합동분향소 운영 오늘까지



(나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어머님 사랑합니다."

머리 희끗희끗한 장년에 접어든 아들이 목놓아 부른 사모곡에 천막 네 동을 이어붙인 '영암 미니버스 추락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는 울음바다가 됐다.

이번 사고로 희생된 할머니들을 떠나보내는 영결식이 4일 전남 나주시 반남면사무소 합동분향소에서 열렸다.

사고 버스 운전사를 포함한 사망자 8명 가운데 5명이 주소를 둔 반남면에는 전날 희생자 합동분향소가 차려졌다.

유가족들은 각각 장례절차에 들어갔던 이틀 전처럼 이른 오전부터 망자가 빈소를 떠나 묘지로 향하는 절차인 발인식을 따로 열었다.

반남면과 이웃한 영암군 시종면에 주소를 둔 할머니 3명의 가족은 이날 곧장 화장장으로 향했다.





나주 영산포 한 장례식장에 나란히 빈소를 마련한 희생자 3명의 가족은 마지막 배웅을 함께했다.

합동분향소에서 공동 영결식을 치르고 할머니들이 일평생 돈독한 정을 나눴던 마을 길에서 노제를 지냈다.

영결식에 모인 유가족 70여 명은 담담한 표정으로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봤지만, 끝내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숨진 할머니들이 어린이날 연휴에 만나기를 학수고대했던 어린 손자들도 작은 손으로 눈물을 훔쳤다.

이번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설치한 나주시 공무원도 경건한 표정으로 명복을 빌었다.

나주시는 이날까지 합동분향소를 운영할 계획이다.



시는 유족에는 생계안전비나 구호성금을 전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많지는 않지만, 곳곳에서 이번 사고 희생자 가족에게 성금을 전하고 싶다는 시민들 전화가 시청으로 걸려왔다.

농협 나주시지부는 모든 유가족에게 장례용품을 후원했다.

지난 1일 오후 5시 21분께 영암군 신북면 주암삼거리 인근 도로에서 25인승 미니버스가 코란도 승용차와 부딪친 뒤 우측 가드레일을 뚫고 3m 아래 밭으로 추락해 운전자 등 버스에 타고 있던 8명이 숨졌다.

사망자들은 무 수확 작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길에 참변을 당했다.

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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