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그림 그릴 고위급회담부터…'판문점 선언' 이행 가속
공동연락사무소, 이산상봉, 군사회담 등 합의 이행 전체 방향 논의 전망
고위급서 큰 틀 정리되면 분야별 실무회담으로 나눠 협의 속도 낼 듯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 이달 중순 안에 열릴 것으로 전망되는 남북고위급회담에서는 남북 정상 간 '판문점 선언'의 다양한 합의사항을 이행하기 위한 전체적 차원의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4·27 남북정상회담 합의사항 실현을 위한 '판문점 선언 이행추진위원회'는 3일 첫 회의에서 남북고위급회담을 5월 중순까지 열기로 하고 북측과 접촉하기로 했다고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이 전했다.
남북은 당초 판문점 선언을 통해 고위급회담을 비롯한 각 분야의 대화와 협상을 이른 시일 안에 개최하기로 합의했지만, 시점을 못 박지는 않았다.
이에 비해 장성급 군사회담에 대해서는 '5월 중'으로 선언문에 개최 시점이 적시돼 군사회담이 먼저 열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고위급회담이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열리는 남북 간 첫 대화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정상회담의 합의사항을 본격적으로 실천에 옮기기 위한 고위급회담이 대략 보름여 만에 속도감 있게 이어지는 셈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큰 틀에서 무슨 회담을 할 것인지,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회담도 해야 하고 군(회담)도 있고 몇 가지가 있는데 그런 것을 포괄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회담으로서 고위급회담을 먼저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고위급회담에서는 판문점 선언 상의 다양한 합의를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이행해나갈 것인지에 대한 전체적 차원의 논의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고위급회담에서 큰 틀의 합의 이행 추진 방향을 잡은 뒤 분야별로 일사불란하게 세부적 실천 논의를 이끌어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도 이날 '한국포럼' 기조발제에서 고위급회담에 대해 "합의사항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개성 설치는 물론 6·15 민족공동행사와 8·15 이산가족 상봉 등과 관련한 협의를 어떻게 진척시킬지에 대한 총괄적 논의가 고위급회담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비핵화의 진전에 따라 추진될 남북 경제협력을 위한 공동연구 및 대북제재와 무관하게 추진될 수 있는 남북협력 방안에 대한 큰 틀의 논의도 마찬가지다.
비무장지대를 실질적 평화지대로 만들고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만드는 등의 의제에 대한 군사당국회담의 대략적인 일정과 협의 방향 역시 고위급회담에서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고위급회담에서 전체적인 방향이 정리되면 남북은 분야별로 실무적 성격의 회담을 마련해 구체적인 논의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이산가족 상봉의 경우는 과거와 같이 적십자회담의 틀에서 세부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위급회담의 남측 수석대표는 조명균 장관이 맡는다. 조 장관은 지난 1월 9일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위한 고위급회담부터 남측 수석대표로 나갔다.
북측 카운터파트 역시 1월부터 고위급회담 북측 대표단장으로 나섰던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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