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독립 찬반투표 앞둔 프랑스령 뉴칼레도니아서 '반대' 우세

입력 2018-05-03 17:37
11월 독립 찬반투표 앞둔 프랑스령 뉴칼레도니아서 '반대' 우세

현지언론 "주민투표와 같은 문구 여론조사서 응답자 60% 독립반대"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최초로 뉴칼레도니아 방문…독립절차 협의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오는 11월 프랑스로부터의 분리독립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를 앞둔 남태평양 누벨칼레도니(뉴칼레도니아)에서 독립에 반대하는 여론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현지시간) 칼레도니아 방송에 따르면, 여론조사기관 이스코프가 실시한 최신 설문조사에서 "누벨칼레도니가 완전한 주권에 접근하고 독립하는 것을 원하십니까?"라는 물음에 응답자의 59.7%가 '아니오'라고 답했다.

설문조사 문항은 최근 프랑스 정부와 누벨칼레도니 자치정부가 협의해 주민투표 질문으로 확정한 것과 같다.

이번 조사에서 이 질문에 '예'라고 답한 비율(독립 찬성)은 22.5%에 그쳤고, 18.8%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누벨칼레도니의 독립반대 여론은 1년 전 조사 때(54.2%)보다 5.5%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프랑스로부터 독립을 추진해온 누벨칼레도니는 오는 11월 4일 분리독립 찬반을 묻는 공식 주민투표를 시행할 예정이다.

호주 방문을 마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자치정부와 독립절차를 협의하고 주민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누벨칼레도니에 도착했다.

재임 중인 프랑스 대통령이 자국령인 이곳을 찾은 것은 마크롱이 처음인데, 그가 도착하자마자 공교롭게도 독립반대 여론이 우세하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공표돼 프랑스와 누벨칼레도니 측의 협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853년 프랑스 식민지로 병합된 누벨칼레도니는 1985년부터 본격적인 독립투쟁을 시작했다.

3년 뒤 '우베아 동굴 사건' 등으로 70여 명이 숨지면서 소요사태가 확산하자 프랑스는 1988년 마티뇽 협정으로 자치권을 대폭 확대해줬고, 이어 1998년 누메아 협정으로 추가로 자치권을 넘겨줬다.

11월 치러지는 독립 찬반 주민투표는 이 누메아 협정에서 프랑스와 누벨칼레도니가 약속한 사안으로, 프랑스는 주민투표 결과와 누벨칼레도니 자치정부와 의회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입장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독립을 반대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1853년 누벨칼레도니를 프랑스로 병합했을 당시의 관련 문서들을 자치정부 측에 전달할 예정이다.

아울러 그는 오는 5일(현지시간) '우베아 동굴 사건'의 현장을 방문해 희생자들을 기린다.

우베아 동굴사건은 프랑스와 해외영토인 누벨칼레도니의 긴장 관계가 폭발해 원주민 카나크(Kanak)인들로 구성된 무장단체가 프랑스인 판사와 경찰 등 27명을 인질로 잡고 대치하다 결국 프랑스 특수부대에 진압된 사건이다. 프랑스군 부대의 작전으로 경찰 4명과 인질 19명이 목숨을 잃었다.

yongl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