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개발한 'AI 바둑'에 정상급 프로기사 14전 전패
신진서·김지석·박영훈·최철한도 '추풍낙엽'
(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 2016년 구글이 선보인 인공지능(AI) '알파고'가 전 세계에 충격을 안긴 가운데 또 압도적인 'AI 바둑 프로그램'이 개발됐다.
페이스북이 3일 공개한 '엘프 오픈고(ELF OpenGo)'는 최근 국내 정상급 프로기사들과 비공개 대국에서 14전 전승을 거둔 것으로 확인됐다.
페이스북은 지난달 20일 '엘프 오픈고'의 수준을 점검하기 위해 한국기원의 최정상급 기사들과 대국을 요청했다.
한국기원과 페이스북은 국가대표 상비군에서 추천한 김지석ㆍ박영훈ㆍ최철한 9단과 신진서 8단이 각각 다섯 차례씩 총 20국을 펼치기로 합의했다.
페이스북은 '엘프 오픈고'가 초반 4연승을 거두자 대국료를 두 배로 올리며 자신감을 보였다.
'엘프 오픈고'는 최철한 9단에게 5승, 박영훈 9단에게 4승, 김지석 9단에게 3승, 신진서 8단에게 2승을 기록하며 전승 가도를 달렸다.
나머지 6판은 선수들의 일정에 맞춰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소화될 예정이다. 페이스북은 현재 14판의 기보는 공개하지는 않고 있다.
5판을 전패한 최철한 9단은 "첫 대국을 마친 후 한 판도 이기기 어려울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면서 "예정된 다섯 경기를 모두 마치고 나니 그나마 부담 없이 임했던 첫판이 가장 잘 뒀던 것 같다"고 말했다.
마이크 슈로퍼 페이스북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전 세계 AI 연구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엘프 오픈고'를 오픈 소스로 개발할 것"이라며 "알파고가 답하지 못한 주요 질문들에 '엘프 오픈고'가 답할 수 있는 성능을 발휘할 것"이라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이번 비공식 대국 결과에 고무받아 알파고를 세계적으로 알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와 같은 공식 대국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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