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물가전망 변화에 달러 강세·아시아 증시 혼조
"연준 발표, 예상만큼 매파적이진 않았다"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3일(한국시간) 새벽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발표한 물가전망 변화로 추가 금리 인상 가속 전망에 무게가 실리면서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뉴욕 증시의 주가는 하락했다.
다만 연준이 경기 판단과 물가전망에 중의적 표현을 사용하는 등 시장의 예상보다 덜 매파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3일 오전 개장한 아시아 증시는 혼조세를 보였다.
6개 통화 대비 달러화의 가치를 환산한 달러지수(DXY)는 연준의 발표 직후 하락했다가 이내 반등해 전날보다 0.3% 올랐다.
3일 오전 8시 20분 현재 유로 환율은 유로당 1.1952달러까지 떨어졌으며 엔화는 달러당 109.81엔으로 전날과 비슷하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2.97%로 0.01%포인트 올랐다.
연준은 1∼2일 개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5∼1.75%로 동결했지만, 성명에서 중기적으로 물가가 2% 근접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관측에 무게가 실렸다.
금융시장에선 연준이 다음 달 12∼13일 여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보리스 슐로스베르크 BK에셋매니지먼트 이사는 "요점은 연준이 주요 7개국 중 유일하게 긴축을 하는 중앙은행으로, 연준은 올해 최소 3차례의 금리 인상을 할 수 있지만 다른 곳은 잘해야 동결"이라며 "다른 외부요인이 없다면 달러 강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일 뉴욕 증시는 하락으로 거래를 마쳤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74.07포인트(0.72%) 내린 23,924.98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9.13포인트(0.72%) 내린 2,635.67에, 나스닥 지수는 29.81포인트(0.42%) 하락한 7100.90에 마감했다.
그러나 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의 경제 전망이 예상만큼 강하지 않다는 점에서 '덜 매파적'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연준이 미국 경제를 과열시키지 않고 꾸준한 속도로 나아가게 하면서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관건이라면서 이번 FOMC 회의는 '인내심을 가지고' 금리 인상에 접근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연준의 성명에서 물가상승 목표가 '대칭적'(symmetrical)이라는 언급을 두 차례나 했으며 이는 연준이 2% 목표치를 넘어서도록 과하게 대응하지는 않겠다는 징후"라고 해석했다.
윤찬용·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경기 판단은 중립적이지만 물가 판단은 상향됐다"며 "성명서 문구 변화에 시장은 다소 매파적으로 반응했으나 대칭적이라는 표현이 중의적 의미를 담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풀이했다.
실제로도 연준 발표로부터 몇 시간 지나 개장한 아시아 증시는 국가별로 등락이 엇갈리며 특정한 방향의 움직임이 나타나진 않았다.
오전 9시 20분 현재 코스피는 0.27% 내렸으나 코스닥은 0.08% 상승했다. 호주 S&P ASX200 지수는 전날보다 0.54% 상승했다. 일본 증시는 이날 헌법기념일로 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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