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하기 싫은 가정…'김주찬·이원석·김성욱이 없었다면'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선산을 지키는 굽은 소나무'가 꼭 베테랑 선수만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넓게 보면 현재 없어서는 안 될 팀의 버팀목이자 구심점을 상징한다.
김주찬(37·KIA 타이거즈), 이원석(32·삼성 라이온즈), 김성욱(25·NC 다이노스) 세 선수가 없었다면 이들의 소속팀은 그야말로 사면초가에 빠졌을지도 모른다.
팀 성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와중에도 꾸준히 제 몫을 한 세 선수 덕분에 구단도, 팬도 산다.
작년과 올해 김주찬의 시즌 초반 페이스는 판이하다.
지난해엔 뜻 모를 부진으로 바닥을 기었다면 올해엔 호랑이 군단의 '해결사'로 연일 불꽃타를 휘두른다.
그는 2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3번 타자 1루수로 출전해 5타수 4안타를 치고 볼넷으로 5번이나 출루했다. 타점 2개를 수확하고 3번 홈을 밟아 KIA가 3연패에서 벗어나는 데 앞장섰다.
김주찬은 기복 없는 적시타로 타점을 25개나 쌓았다. 4번 타자 최형우(17개)보다도 많다.
'초전 박살'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군 지난해와 달리 KIA 타선의 폭발력이 기대를 밑도는 상황에서도 3할대 중반의 타율과 4할에 근접한 출루율, 6할에 육박하는 장타율로 김주찬은 고군분투 중이다.
이승엽의 은퇴, 구자욱의 옆구리 통증 이탈로 무게감이 크게 떨어진 삼성 타선에선 이원석이 돋보인다.
이원석은 자유계약선수(FA)로 4년간 총액 27억원에 삼성 유니폼을 입은 첫해인 2017년, 타율 0.265, 홈런 18개, 62타점을 올렸다.
올해엔 초반부터 방망이에 굉음을 낸다. 타율 0.304에 팀에서 두 번째로 많은 타점(24개), 홈런 6방으로 침묵에 빠진 사자 군단을 깨운다.
LG 트윈스의 9연승을 저지한 지난달 29일 잠실경기에선 9회 좌월 솔로포로 결승 타점을 올리는 등 5타수 4안타 4타점으로 팀을 4연패 수렁에서 건져냈다.
2일에도 SK 와이번스 에이스 메릴 켈리에게서 2점 홈런을 뽑아내는 등 물오른 타격감을 이어갔다. 삼성은 패했지만, 이원석의 한 방으로 추격을 전개해 막판까지 박빙 승부를 이어갔다.
타선 침체로 하위권으로 밀린 NC에선 김성욱이 보배다.
붙박이 중견수로 출전하는 그는 모처럼 대포 6방으로 화끈하게 이긴 2일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3회 솔로포 포함 3안타를 치고 3득점을 올려 테이블 세터로서 만점을 받았다.
한 번의 실패 없이 올 시즌 도루 5개를 기록하고 타율 0.295, 출루율 0.350을 수확해 프로 데뷔 6년 만에 기량을 꽃피우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달 3일 삼성과의 경기에서 시즌 1호 끝내기 홈런을 터뜨리는 등 팀 내 홈런 공동 1위(6개)로 올라선 게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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