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냐 살라냐…챔스리그 결승은 사실상 '발롱도르 결정전'
올 시즌 살라 43골·호날두 42골 '백중세'…결승 활약 방향키 될 듯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세계 축구의 아이콘과 다름없는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3·레알 마드리드)와 이번 시즌 혜성처럼 떠오른 '이집트 킹' 모하메드 살라(25·리버풀)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그것도 유럽 축구 최강 클럽을 가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단판 승부에서다.
호날두와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가 양분해 온 발롱도르 경쟁에 살라가 비집고 들어온 가운데 이 결승전 결과가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살라의 소속팀 리버풀은 3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올림피코 스타디움에서 열린 AS 로마와의 2017-2018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2-4로 졌으나 1차전과 합계 7-6으로 앞섰다.
이로써 11년 만에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를 밟게 된 리버풀은 결승에 선착한 레알 마드리드와 오는 27일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열리는 결승전에서 격돌한다.
챔피언스리그 3년 연속 우승을 노리는 레알 마드리드에 리버풀이 도전장을 내미는 양상에서 승부의 열쇠는 간판 골잡이인 두 선수가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날은 2차전에선 잠잠했으나 1차전에서 2골 2도움으로 리버풀의 결승 진출에 큰 공을 세운 살라는 올 시즌 유럽 축구를 통틀어 가장 뜨거운 선수다.
AS로마에서 뛰다 리버풀에 합류한 첫해부터 프리미어리그에서 31골을 터뜨려 득점 1위를 달리고 있고, 챔피언스리그 본선에서 10골을 꽂는 등 총 43골을 넣었다.
특히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서 맹활약하며 결과적으로 친정팀에 패배를 안기고 현 소속팀을 결승에 올려놓는 극적 상황까지 만들어내며 유럽 축구판을 뒤흔들고 있다.
수년째 각종 대회에서 무관에 시달리는 리버풀에 우승 트로피를 안긴다면 올 시즌 이어진 활약에 정점을 찍을 수 있는 상황이다.
시즌 초반 지독한 슬럼프를 겪은 호날두는 언제 그랬냐는 듯 제 폼을 되찾아 '역시 호날두'라는 얘기를 듣고 있다.
초반 득점력이 예년만 못한 데다 이적설이 끊이지 않는 등 그는 위기에 빠졌다.
올해 1월 리그 경기 중에는 눈 주변을 다친 이후 피를 쏟으며 휴대전화로 얼굴을 확인하는 모습이 포착돼 '외모에 신경 쓴다'는 얘기까지 들어야 했다.
그러나 챔피언스리그를 중심으로 다시 득점포에 불을 붙이며 비판을 잠재웠다.
유벤투스와의 8강 1차전에서는 환상적인 바이시클 킥 골을 기록해 축구 역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을 선사하기도 했다.
호날두는 프리메라리가에서 24골로 득점 2위에 올라 리그 기록에서는 살라에게 뒤지지만, 챔피언스리그에서 15골을 폭발하며 전체 선두를 달려 우위를 보인다.
시즌 전체 득점도 42골로 살라와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애초 발롱도르 경쟁의 다른 한 축으로 꼽힌 메시가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탈락하며 호날두와 살라의 '2파전'으로 좁혀지는 가운데 두 선수가 이렇게 호각세를 보이면서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의 비중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2008년부터 무려 10년간 이어진 '메날두(메시+호날두) 시대'에 살라가 종지부를 찍을지, 아니면 호날두가 여전한 위엄을 뽐낼지, 다가오는 두 별의 '정면충돌'은 세계 축구팬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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