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협회, 아시안게임 '남북 단일팀' 엔트리 구성안 마련
스웨덴에서 경기력향상위 개최…기존 2개국 엔트리 유지
협회 "선수 피해 최소화에 중점…단체전 3명 선발해 단일팀"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오는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 남북 단일팀 구성에 적극적인 의향을 보인 대한탁구협회가 자체적인 단일팀 구성안을 마련했다.
탁구협회는 2일(한국시간) 세계탁구선수권대회(단체전)가 열리는 스웨덴 할름스타드에서 경기력향상위원회를 열고 아시안게임 남북 단일팀을 구성하더라도 남북한 대표팀의 종전 출전 엔트리를 인정해주는 방식의 단일팀 구성 방안에 의견을 함께했다.
아시안게임에는 남녀 단식과 남녀 단체전, 혼합복식 등 5개 종목에 금메달이 걸려 있다. 단식은 국가별로 남녀 각 2명이 출전하고, 혼합복식은 2개 조가 참가한다. 단체전 출전 엔트리는 5명이다.
이에 따라 단일팀 구성시 단체전은 남북 각 5명씩 총 10명, 남녀 단식은 각 2명 등 총 4명, 혼합복식은 각 2개 조 등 총 4개 조를 출전하는 쪽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단일팀이 되더라도 기존 2개국의 출전 엔트리를 유지해 선수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의도다.
다만 단체전의 경우에는 단일팀의 취지를 살려 경기 출전 인원을 3명을 선발해 참가하는 방식이다. 남북의 최고의 선수들로 드림팀을 꾸리기 때문에 경기력이 향상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사상 첫 남북 단일팀이 구성됐던 1991년 지바 세계선수권대회 때도 남북의 에이스였던 현정화와 리분희가 단체전 멤버로 참가했다.
이날 경기력향상위원회 회의에는 부위원장인 강문수 협회 부회장과 위원인 박창익 협회 전무, 김형석 포스코에너지 감독, 유남규 삼성생명 감독, 현정화 렛츠런 감독 등이 참석했다.
위원 중 유남규 감독과 현정화 감독은 지바 세계선수권 때 남북 단일팀 멤버였다.
협회는 이 단일팀 구성안으로 국제탁구연맹(ITTF), 아시아탁구연맹(ATTF)과 협의에 나설 예정이다. 스웨덴 현지에 가 있는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이 토마스 바이케르트 ITTF 회장을 만나 이 구성안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유승민 선수위원은 6월 북한 평양에서 개최되는 평양오픈에 한국이 참가하는 사안에 대해서도 메신저 역할을 하고 있다.
탁구협회는 또 세계선수권이 끝나고 오는 8일 귀국하는 대로 대한체육회와 문화체육관광부를 방문해 이 구성안을 놓고 협의할 계획이다.
협회 관계자는 "남북 단일팀 취지가 아무리 좋더라도 우리 선수들에게 피해를 줘서는 안 된다는 게 협회의 기본 원칙"이라면서 "이 구성안이 관철된다면 1991년 지바 세계대회 이후 27년 만에 남북 단일팀을 재현하면서도 경기력 향상 효과까지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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