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절 무정부주의 시위대에 놀란 프랑스…"집회 경비 강화"
전날 극좌무정부주의 단체 1천200명 상점과 차량에 화염병 투척
내무장관 "다음 집회 때부터 경찰력 증원"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 파리 도심에서 지난 1일(현지시간) 열린 노동절 집회에 검은 복면을 한 시위대가 상점에 불을 지르고 경찰을 공격하자 프랑스 정부가 집회 경비를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제라르 콜롱 내무장관은 2일(현지시간) 공영 프랑스2 방송에 출연해 "다음 집회 때부터는 경찰력을 증강 배치하겠다"면서 "때려 부수러 오는 과격 시위꾼들로부터 일반 집회 참여자들을 분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무부는 경찰의 도심 집회 경비태세 전반을 재점검할 방침이다.
전날 파리 도심에서 열린 노동절 집회 중 동부 오스텔리츠 역 인근에서 열린 집회에는 검은 복면을 하고 화염병으로 무장한 시위대 1천200여 명이 등장했다.
경찰에 따르면 극좌 무정부주의단체인 '블랙 블록'(Black Bloc)과 연관된 것으로 보이는 이들은 오스텔리츠역 인근의 맥도날드와 카센터에 화염병을 투척하고 차량에 불을 질렀다.
검은 복장에 복면한 이들은 '파리여 봉기하라', '모두가 경찰을 싫어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경찰과 대치했고, 경찰은 최루탄과 물대포를 쏘며 진압에 나섰다.
내무부는 이들의 과격 시위로 파리에서 31개 상점이 불에 타거나 파손됐으며 차량 6대가 불타고 10대가 부서졌다고 밝혔다. 경찰은 파리에서만 300명을 연행해 조사 중이다.
호주를 방문 중인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도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노동절은 노동자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날이지 훌리건들의 날이 아니다"라며 폭력시위를 규탄했다.
노동절 집회에서 차량과 상점이 불에 타자 언론들은 경찰의 준비 부족을 비판하고 나섰다.
중도우파 성향의 일간 르피가로는 한 칼럼에서 "'강력한 규탄'이라는 성명으로 축소된 국가의 권위가 또다시 망가졌다"고 했다.
지역신문 레스트 레퓌블리캥은 "1천200명의 시위꾼이 검은 복장으로 오스텔리츠 다리에 있는 모습이 한탄스럽다"고 했고, 일간지 알자스는 "통치라는 것은 미리 계획하는 것"이라면서 경찰의 대응이 미흡했다고 질타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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