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지 "투수를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포수 능력"
"니퍼트와 오승환의 직구가 지금까지 받은 공 중에서 최고"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두산 베어스(22승 9패)는 올 시즌 10승, 20승 고지를 차례로 선착하며 흔들림 없는 선두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김현수, 민병헌이 빠진 타선에다 외국인 투수가 모두 바뀌고, 불펜진이 젊은 피로 싹 물갈이된 사정을 고려하면 기대를 뛰어넘는 성과다.
그 중심에는 베테랑 포수 양의지가 있다. 양의지는 강팀의 필수 조건 중 하나가 좋은 포수라는 점을 올 시즌 투타에 걸친 활약으로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kt wiz와 홈경기를 앞두고 만난 양의지는 리그 타율 2위(0.398)의 불방망이에 대해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하지만 자신이 생각하는 좋은 포수의 조건에 대해서는 딱 부러지게 답했다.
그는 "던지는 것은 투수의 능력이지만 그 투수를 얼마나 편안하게 만들어주느냐는 전적으로 포수의 능력"이라며 "또 좋은 포수라면 투수의 생각을 읽고, 그 투수가 뭘 던지고 싶어하는지 알아챌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포수가 원하는 공이 아니라 투수가 가장 자신 있어 하는 공을 먼저 읽어낼 수 있는 포수가 뛰어난 포수라는 설명이다.
그래서 양의지는 팀의 젊은 포수들에게 따로 요구하는 것은 없다고 했다. 오히려 불펜에서 몸을 풀 때 어떤 공이 마음에 들었는지 먼저 물어보는 쪽이다. 철저하게 투수의 컨디션에 따르는 것이 양의지의 노하우다.
예외는 있다. 양의지는 "점수 차가 많이 나면 승부를 빨리하도록 유도하는 편"이라며 "투수들은 개인 성적을 생각해서 조심스럽게 대결하고 싶을 테지만 팀 전체를 생각하면 빠르게 승부하는 편이 낫다"고 설명했다.
양의지는 지금까지 받았던 수많은 투수의 공 중에서 최고의 구위로 두 선수를 꼽았다.
지금은 kt로 팀을 옮긴 더스틴 니퍼트와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오승환이다.
양의지는 "니퍼트와 오승환의 직구가 가장 좋았다"며 "오승환의 직구는 2017년 제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받아봤는데, 최고였다"고 소개했다.
changy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