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장관이 남북정상 만찬서 '평화통일' 카드 얻은 사연은
北 마술공연에 사용된 카드…조명균 "평화통일에 노력하란 뜻으로 받아와"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지난달 27일 남북정상회담 만찬에서 양면에 각각 '평화'와 '통일'이라고 적힌 트럼프 카드를 얻게 된 일화를 소개했다.
조 장관은 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남북정상회담 만찬 당시 있었던 북측 마술사의 카드 마술을 언급하며 두 장이 포개져 붙은 트럼프 카드 하나를 꺼냈다.
한쪽 면에는 매직으로 '평화', 다른 면에는 '통일'이라고 적혀 있었다.
조 장관은 "(마술사가) 남측, 북측이 카드를 한 장씩 뽑아 한 분은 '평화', 한 분은 '통일'이라고 매직으로 쓰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마술은 직후부터 시작됐다. 마술사가 '평화', '통일'이라고 적힌 카드를 한 벌짜리 카드세트에 넣었다가 펼치자 '평화'·'통일' 카드만 글씨가 있는 쪽이 위쪽으로 뒤집혀 나타났다.
또 한 번 카드세트를 모았다가 펼치자 '평화'·'통일' 카드 중 한 장만 다시 뒤집혔다. 한 차례 더 펼치자 '평화'·'통일' 카드가 아예 한 장으로 붙어버렸다.
조 장관은 "만찬에 있는 분들이 '통일부 장관이 기념으로 보관해야 한다'고 해서 가져왔다"면서 "통일부 장관으로서 잘 보관하고 평화통일에 노력하라는 뜻으로 받아왔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지폐 모양의 종이로 이뤄진 마술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마술사가 지갑에 넣었다 뺄 때마다 액수가 다르게 표기된 종이가 나온 것이다.
마술사는 몇몇 인사에게 기념 삼아 지폐 모양의 종이를 나눠줬다. 문재인 대통령이 만찬 사진에서 환하게 웃으며 들고 있던 종이도 마술사에게 받은 것으로 보인다.
마술사는 카드 여러 벌을 놓고 문 대통령에게 한 장을 택하게 했고 문 대통령이 '에이스'라고 말하자 카드 중 맨 위에서 '에이스' 카드를 뒤집어 보여주기도 했다고 조 장관은 설명했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마술 공연과 관련해 "옆에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과 최휘 국가제육지도위원장이 앉았는데 이분들이 바로 (판문점 선언) 후속조치를 어떻게 할 거냐는 얘기를 꺼내서 그런 얘기 하느라 (공연) 부분적으로는 TV에서 보도된 걸 봤다"고 전하기도 했다.
한편 이 고위당국자는 남북정상회담 당일 오전에 의장대 사열을 마친 뒤 회담에 배석하지 않은 북측 공식수행원들이 판문점 북측 지역으로 넘어갔다고 전했다.
그는 "공식 회담하는 중에 북측 분들이 평화의집에 있다면 안 들어간 (남북) 수행원끼리 대화를 나눌까 생각도 했는데 바로 북측지역으로 넘어가서 그런 기회를 갖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오후에 두 분 정상이 도보다리에서 대화를 나누는 동안 (수행원끼리) 남북회담을 열었다"고 웃음을 섞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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