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공천잡음 지속…서울 중구청장 탈락후보도 반발

입력 2018-05-02 15:40
민주, 공천잡음 지속…서울 중구청장 탈락후보도 반발

지도부 '공천반발 대책' 긴급회의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차지연 기자 = 더불어민주당의 기초단체장 공천잡음이 사그라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2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가 열린 국회 대표실에서는 중구청장 공천을 신청했다가 고배를 마신 김태균 예비후보가 기습 항의 시위를 벌였다.

김 후보는 "이게 민주당의 정치냐"며 "밀실 공천을 없애달라. 전략공천 철회하고 경선시켜 달라"고 외치다 당직자들에 저지당했다.

김 후보는 이어 기자들과 만나 "당원들을 죽이는 쓰레기 같은 전략공천"이라며 "구태로 돌아가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너무 잘하고 있는데, 민주당이 뒤에서 이렇게 하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지난달 3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6·13 지방선거 서울 중구청장 후보로 서양호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 중구청장 후보로 류경기 전 서울시 행정1부시장을 각각 전략공천했지만 탈락자들의 반발이 거센 상황이다.

성백진 중랑구청장 예비후보는 이미 전략공천 발표 당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커터칼까지 꺼내 들었고, 이날 오후에도 여의도 당사 앞에서 반대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전략공천이 확정된 이들 두 지역뿐 아니라 수도권을 중심으로 곳곳의 기초단체장 공천을 놓고 크고 작은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

당장 당내에선 성남시장 후보에 전략공천된 은수미 전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이 조직폭력배 출신 사업가로부터 차량 유지비와 운전기사를 지원받았다는 의혹에 휘말린 데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불모지인 서울 강남구의 경우에도 아직 후보를 확정하지 못한 가운데 여선웅 등 기존 예비후보를 중심으로 전략공천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번지고 있다.

실제 이날 회의 도중 강남구청장 전략공천에 반대하는 당원들이 추미애 대표 면담을 요구했지만 거부돼 관련 입장을 전달하고 돌아섰다.

경기도의 경우 최성 고양시장, 유영록 김포시장, 오수봉 하남시장, 김성제 의왕시장 등 현역 시장이 무더기 공천 탈락한 상황을 두고도 뒷말이 무성하다.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 직후 추 대표 주재로 별도 회의를 열고 공천 상황 전반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 참석자는 "공천은 전략적으로 여러 가지를 고려해 판단한 것이고 상대 후보가 반발했다는 이유로 재고하기는 어렵다"면서 "은수미 후보뿐 아니라 정국 전반에 대한 문제를 이야기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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