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귀는거야 패는거야"…데이트폭력 신고 급증

입력 2018-05-02 11:16
"사귀는거야 패는거야"…데이트폭력 신고 급증

경기남부경찰, 작년 3천981건 접수·1천886명 검거

(수원=연합뉴스) 강영훈 기자 = 사귀는 사람으로부터 폭행 피해를 본 이들이 더는 참지 않고 경찰신고에 적극 나서면서 데이트 폭력 사범 검거 건수가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관내 데이트 폭력 사범 검거는 2016년(2월 3일부터) 1천106명에서 지난해 1천886명으로 70% 증가했다.

같은 기간 데이트 폭력 피해 신고는 1천575건에서 3천981건으로 두 배 이상(152%) 늘었다.



경찰은 최근 몇 년 사이 데이트 폭력으로 피해자가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하는 등 심각성이 대두하면서 피해자들의 신고 의식이 높아져 이런 결과가 나온 것으로 분석했다.

경찰은 지난 2016년 2월 3일 '연인 간 폭력 대응 강화계획'을 세워 관련자들을 엄정히 처벌하고 있다.

경찰은 단순 폭력 사건이라도 가해자에게 처벌받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2차 범행 우려가 있을 때는 구속영장 신청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피해자에게는 신변경호·스마트워치 지급·CCTV 설치·임시숙소 제공 등의 지원을 하고 있다.

계획 추진 1년 만인 지난해 2월 3일부터는 112 신고 접수 시 가정폭력이나 아동학대처럼 데이트 폭력에 대해서도 과거 1년 치 신고 이력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 사건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들어 데이트 폭력 사범이 구속되는 사건이 잇따랐다.

지난 3월 30일 안산시 상록구에서 자신을 만나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A(41·여) 씨를 주먹으로 마구 때리고, 벽돌로 차 유리와 보닛을 부순 주모(51) 씨가 폭행 및 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은 신고를 받고 A 씨의 신변보호에 나섰다가 재차 A 씨의 집 인근에 온 주 씨를 붙잡았다.

주 씨는 체포 당시 흉기와 염산 등을 소지했던 터라 자칫 더 큰 피해로 이어질 뻔했다.

지난 4일에는 수원시 팔달구 옛 애인 B(20대·여) 씨의 집으로 찾아가 흉기를 들고 위협하며 폭력을 행사한 이모(25) 씨가 상해 및 특수협박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 씨는 3년여간 사귄 B씨가 헤어진 뒤 연락을 받지 않는다는 이유로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데이트 폭력 사범은 범죄 인식이 낮고, 재범 우려가 크다는 특징을 지닌다"라며 "피해자의 적극적인 신고가 있어야 가해자를 처벌하고, 연인에 대한 폭력 행위가 범죄라는 점을 인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y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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