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갔다 방심하면 큰코…치명적 야외 감염병 봄·여름 급증
들쥐·진드기가 퍼뜨려…3∼8월 SFTS 감염자 1년새 138.9%↑
수확철 농민들 주로 감염됐으나 야외활동 늘면서 발병 증가
(전국종합=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주로 가을에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던 들쥐나 진드기에 의한 감염병의 봄·여름철 발생이 해마다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수확철인 가을에 농민들이 주로 걸렸던 것이 등산이나 캠핑 등 나들이 인파가 증가한 데 따라 광범위하게 확산하는 추세다.
외출 후에는 반드시 옷에 묻은 먼지를 털고 몸을 씻는 등 청결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고, 야외 활동 때 돗자리를 깔지 않고 앉는 습관도 고쳐야 한다.
질병관리본부 등에 따르면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과 쓰쓰가무시증은 진드기가, 유행성 출혈열로 불리는 신증후군 출혈열과 렙토스피라증은 들쥐에 의해 감염된다.
SFTS와 신증후군 출혈열은 사망률이 각각 30%, 15%에 이를 정도로 무서운 병이다.
지난달 20일 충남 청양에서 60대 여성이 숨진 것도 SFTS 때문이다.
SFTS는 야생 작은소피참진드기에 물려 발생하는 감염병으로 38∼40도의 고열과 함께 혈소판·백혈구 감소,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SFTS 감염자는 2016년 165명에서 지난해 272명으로 64.8%(107명) 급증했다. 그해 봄·여름철인 3∼8월 감염자는 59명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141명으로 138.9%(82명)나 증가했다.
급성 발열이나 출혈, 요통, 신부전 등의 증상을 보이는 신증후군 출혈열 감염자는 2016년 575명에서 지난해 531명으로 감소했지만 봄·여름철 발생은 오히려 늘었다.
2016년 봄·여름철 감염자는 167명이었으나 작년에는 189명으로 13.2%(22명) 늘었다.
설치류가 옮기는 렙토스피라증은 9∼11월에 주로 발생한다. 갑작스러운 발열과 두통, 오한, 심한 근육통, 안결막 충혈 등의 증상을 보이는데, 신속히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회복까지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
심할 경우 간부전이나 신부전증, 범발성 응고부전증, 폐출혈 등의 증상도 나타난다.
이 감염병의 봄·여름철 발생률은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10%를 밑돌았으나 최근 몇 해 사이 30%대로 급증했다. 2016년 3∼8월 발생률은 31.6%까지 올라갔고 지난해에도 31.1%에 달했다.
진드기 유충에 물려 감염되는 쓰쓰가무시증의 봄·여름철 발생률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3∼8월 발병률이 10%를 넘지 않고 있지만 2006년 0.7%에서 2016년 6.7%, 지난해 7.7%로 늘고 있다.
쓰쓰가무시증에 걸리면 발열, 발한, 두통, 결막 충혈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특별한 예방 백신이 없는 만큼 야외 활동을 할 때 진드기 유충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숙주가 들쥐나 진드기인 감염병은 추수철인 가을에 많이 발생했으나 등산이나 캠핑 등 야외 활동이 증가하면서 봄·여름철 발생이 점차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땅한 백신이 없는 감염병도 있어 주의해야 하다"며 "풀밭에 앉거나 눕지 말아야 하고 돗자리를 챙겨 들쥐나 진드기와 접촉을 피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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