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일본영사관 앞 노동자상 설치 재시도…경찰과 대치

입력 2018-05-01 16:59
부산 일본영사관 앞 노동자상 설치 재시도…경찰과 대치

(부산=연합뉴스) 오수희 기자 = 노동절 대회 행사를 가지며 부산 일본영사관 앞에 강제징용 노동자상을 설치하려는 시민사회 단체 회원들을 경찰이 막아서면서 양측이 대치하고 있다.

노동절인 1일 오후 부산 일본영사관 인근에서 128주년 세계노동절 기념 부산 노동자 대회를 마친 시민사회 단체 회원 4천여 명(경찰 추산)은 오후 3시 45분께부터 일본영사관 쪽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경찰은 영사관 100m 안에서는 집회나 시위, 행진이 금지돼 있고 어길 경우 처벌받을 수 있다는 경고 방송을 계속 내보내면서 긴장감이 높아졌다.

경찰은 3천여 명을 동원, 노동자상이 설치될 것으로 예상하는 일본영사관 앞 인도(소녀상 설치 장소 옆)와 중앙대로 2개 차로 등 영사관 주변을 완전히 둘러싸고 집회 참가자들의 거리행진을 원천 차단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일본영사관을 지나 정발장군 동상 앞에서 집회를 평화롭게 마무리하겠다며 길을 열어달라고 맞서고 있지만 집회 과정에서 양측이 직접 충돌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집회 주최 측이 노동자상 설치를 강행할 경우 이를 막으려는 경찰과 물리적으로 충돌할 개연성이 높은 상황이다.

경찰력 배치와 집회 참가자들의 행진 시도로 일본영사관 앞에서 부산역 방향 간선도로인 중양대로 4개 차로는 1시간 넘게 완전히 막혀 있다.

일본영사관 앞 부산역 방향 중앙대로는 이날 노동절 대회 행사 등 여파로 심한 교통 정체를 빚었다.

시민단체가 설치를 예고한 노동자상은 현재 일본영사관에서 부산역 방향으로 수십m 떨어진 인도에 놓여 있는데 경찰이 몇 겹으로 에워싸고 있다.

이에 앞서 적폐청산·사회대개혁 부산운동본부 강제징용 노동자상 건립특별위원회 회원 100여 명은 지난달 30일 오후 10시 30분께 지게차를 동원해 기습적으로 노동자상을 설치하려다 경찰에 가로막혔다.

경찰과 밤샘 대치 상황을 이어간 이들은 1일 오전 일본영사관 쪽으로 노동자상을 옮기려다가 다시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고 10여 명이 다쳤다.

osh998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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