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스마트폰시장 경쟁 격화…올해만 기업 10곳 철수

입력 2018-04-30 19:56
인도 스마트폰시장 경쟁 격화…올해만 기업 10곳 철수

세계 2위 규모지만 성장률 둔화에 '점유율 혈투' 치열

삼성, 2분기 연속 2위 그쳐…"작은 업체 생존 더 어려워져"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인도 스마트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올해에만 10개 기업이 철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인도 일간타임스오브인디아가 30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의 조사를 인용해 보도했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시장에서 철수한 스마트폰 제조 기업 수가 13개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인도 시장에서 발을 빼는 기업 수가 최근 급격히 늘어난 셈이다.

인도 시장에서 철수한 스마트폰 기업 수는 2015년은 두 곳, 2016년은 다섯 곳에 불과했다.

반면 인도 시장에 새롭게 진입한 기업은 올해 5곳에 그쳤다. 2015년 15개, 2016년 13개, 지난해 9개 등 감소하는 추세다.

시장에서 빠져나가는 기업은 늘고 있고, 들어오는 업체는 줄어든 것이다.



이처럼 인도 시장에서 재미를 보지 못하는 스마트폰 기업이 늘어난 것은 현지 시장 성장세가 주춤한 데다 경쟁은 갈수록 격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2015년만 하더라도 인도의 스마트폰시장 성장률은 20%를 넘어섰다. 인도는 이 같은 성장세에 힘입어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스마트폰시장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이런 성장세는 2016년 5%대로 뚝 떨어졌다. 지난해에는 14%로 회복했지만, 수년 전 같은 탄력은 상당 부분 잃어버렸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시장 경쟁 상황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카날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인도 스마트폰시장은 샤오미, 삼성전자, 오포, 비보, 화웨이 등 5개 회사가 77%를 점유하고 있다.

특히 샤오미와 삼성전자 두 곳의 점유율은 60%에 육박한다. 이들을 포함한 톱 15개 회사가 전체 점유율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와중에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에 6년 만에 1위 자리를 내주는 등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올해 1분기 시장 점유율은 25%로 31%의 샤오미와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기업 간 혈투가 치열하게 벌어지는 상황이라 새로운 업체가 대규모 마케팅 비용을 감당하며 비집고 들어가기 쉽지 않은 분위기인 셈이다.

여기에 2016년 인도 최고 갑부 무케시가 설립한 릴라이언스 지오라는 업체가 이동통신시장에 진출하면서 업계 상황이 더욱 악화했다.

릴라이언스 지오는 무료 4G 피처폰인 '지오폰'과 무료 음성통화 등 공격적으로 '공짜 마케팅'을 벌였다.

이에 기존 스마트폰시장도 덩달아 저가 경쟁이 치열해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1만루피(약 16만원) 미만의 저가폰 시장에서는 샤오미 같은 기업과 경쟁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고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IDC 인디아의 자이팔 싱은 "규모가 작은 사업자는 지역 (수요)에 맞춰 제조 설비를 구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대규모 투자를 회수할 정도로 충분한 물량을 판매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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