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호초 살리자" 호주 정부, 4천억원 투입 발표
기후변화로 큰 위협 받아…수질 개선·포식자 퇴치에 이용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호주 정부가 기후변화로 위협을 받는 세계자연유산인 호주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대산호초) 살리기에 본격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맬컴 턴불 호주 총리는 29일(현지시간) 대산호초를 복원하고 보호하기 위해 5억 호주달러(4천50억 원)를 투입하겠다는 뜻을 공개했다고 ABC 방송 등 호주 언론이 보도했다.
턴불 총리는 성명에서 "세계 전역의 산호들처럼 대산호초도 위협을 받고 있다"며 "큰 도전은 큰 투자를 요구하며, 이 투자는 우리의 산호에 좋은 기회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투입 자금은 농장에서 나오는 오염원을 미리 차단하는 식으로 수질을 개선하고, 산호를 먹이로 해 산호초를 파괴하는 악마불가사리(crown of thorns starfish) 문제를 해결하는 등 대산호초의 복원 및 보호 노력에 쓰인다.
턴불 총리는 이번에 투입하는 자금의 일부는 기후변화의 충격을 완화하는 데 이용할 것이라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을 소개하지는 않았다.
대산호초는 수백만 명의 관광객을 끌어들여 호주 경제에 매년 64억 호주달러(5조2천억 원)에 기여하는 중요한 국가 자산인 만큼 모든 호주인의 이익을 위한 투자라는 게 턴불 총리의 설명이다.
호주 정부의 이번 발표에 앞서 2016년 9개월간의 바다 이상고온 현상으로 대산호초의 30%에서 백화현상이 나타났다는 보고서가 최근 공개된 바 있다. 약 2천300㎞의 대산호초에서 2년 연속 백화현상이 나타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또 올해 초 유엔환경계획(UNEP)은 세계의 산호초를 보호하기 위한 싸움은 성패를 가를 분기점에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호주 정부는 이전에 대산호초 보호를 위해 다음 10년간 20억 호주달러(1조6천억 원)를 투입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인근 지역의 대형 탄광개발 프로젝트를 지지하는 이중적 행태를 보여 비난을 받았다.
산호가 하얀 골격을 드러내는 백화현상은 산호에 색상과 에너지를 제공하는 작은 조류(藻類·algae)가 열 때문에 떠나거나 죽을 때 나타난다. 조류가 돌아오지 않으면 산호는 회복될 수 없으며, 산호가 죽은 지역에서 새 산호들이 성장하려면 최소 10~15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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