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출루율·장타율 1위…'조용한' 유한준, 절정의 타격감
유한준 홀로 타격하면 9이닝 16.47득점…RC/27도 1위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1번에서 9번 타순에 모두 유한준(37·kt wiz)을 내세워 9회까지 치르면 16.47점을 얻는다.
스포츠투아이가 계산한 2018 KBO리그 'RC/27' 1위가 유한준이다.
RC/27은 한 타자가 아웃카운트 27개를 당할 때까지 연속해서 타격해 얻는 득점을 계산한 수치다.
무시무시한 힘을 과시하는 외국인 타자 제이미 로맥(SK 와이번스, RC/27 15.84), 당대 최고 포수 양의지(두산 베어스, 14.88), 조선의 4번타자 이대호(롯데 자이언츠, 11.96), 다재다능한 타자 재러드 호잉(한화 이글스, 11.78)도 유한준보다 '생산력'이 낮다.
유한준은 '소리 없이 강한 타자'로 불렸다. 하지만 2018년 시즌 초, 절정의 타격감으로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펼친다.
KBO가 공식 시상하는 타격 8개 중 4개 부문에서 유한준이 1위를 달리고 있다.
유한준은 30일 현재 타율 0.447, 출루율 0.491, 장타율 0.757로 1위다. 46안타로 최다 안타 부문도 선두에 올랐다.
홈런은 9개로 공동 4위, 타점(29개)은 공동 3위다.
세부 기록을 살펴봐도 유한준의 기록은 놀랍다.
OPS(출루율+장타율)는 당연히 1위(1.248)다. 스포츠투아이가 측정한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는 2.15로 로맥(2.30)에 이어 2위다.
유한준은 규정 타석을 채우고 타율 0.200 이상을 올린 타자 59명 중 유일하게 한 자릿수 삼진(9개)을 당했다.
정교함과 힘, 차분함이 모두 유한준의 기록에 녹아있다.
유한준은 "아직 시즌 초반인데 내 기록에 너무 주목하시는 것 같다. 아직은 운이 좋을 뿐"이라고 몸을 낮춘다. 하지만 운에만 기댈 수 없는 성적이다.
그는 "영업비밀이라 밝힐 수 없는 기술적 변화가 조금은 있었다. 하지만 이 역시 대단한 기술의 발전은 아니다"라고 했다.
유한준은 넥센 히어로즈 소속이던 2014년에 극적으로 변했다.
그는 "나는 특징 없는 선수라는 반성을 한 후 근육을 키웠고, 근육량이 늘다 보니 타구가 조금 더 멀리 가고, 타구에 힘도 실렸다"고 설명했다.
그 전까지 한 번도 두 자릿수 홈런을 친 적이 없던 유한준은 2014년 20홈런을 쳤고, 2015년에는 23개의 아치를 그렸다.
유한준은 2016시즌을 앞두고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어 4년 60억원에 kt와 계약했다. 2016년 타율 0.336, 2017년 0.306을 올릴 만큼 그는 꾸준히 활약했다. 홈런도 14개(2016년)와 13개(2017년)를 쳤다.
하지만 "더 잘해야 한다"는 압박에 스스로 다그쳤다.
마침 2018년 kt는 FA 황재균을 영입했고, 슈퍼루키 강백호가 프로 무대에 연착륙했다.
'강한 동료'를 만난 유한준은 더 강해졌다. 동시에 kt 타선의 파괴력은 더 커졌다.
jiks7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