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서 첫 로열럼블…이란계 레슬러 때려눕히자 '환호'

입력 2018-04-29 20:37
사우디서 첫 로열럼블…이란계 레슬러 때려눕히자 '환호'

이란 국기 링에 걸고 노골적 '모욕주기'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미국 프로레슬링 월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의 대표적인 이벤트인 로열럼블이 27일(현지시간) 저녁 사우디아라비아 상업도시 제다에서 열렸다.

WWE는 2015년과 2016년 사우디에서 특별 경기를 마련한 적이 있지만 레슬러 50명이 참여하는 로열럼블을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더 그레이티스트 로열럼블'로 이름 붙여진 이번 행사에서 가장 시선을 끈 장면은 이란계 미국인 프로레슬러인 다이바리 형제의 등장이었다.

링에 오른 이들 이란계 형제는 사우디 출신의 레슬러들에게 "너는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소리치다가 가볍게 제압돼 이내 겁먹은 표정으로 경기장에서 도망쳤다.

사우디 관객들은 이 장면에 크게 환호했다.

이란계 프로레슬러들을 손쉽게 물리친 사우디 레슬러들은 나세르, 후세인, 만수르, 파이살이라는 사우디에서 매우 흔한 이름을 가진 WWE 지망생 4명이라고 소개됐다.

이란계 프로레슬러들이 기세 좋게 링에 등장했지만, 사우디의 '풋내기 아마추어 레슬러들'에게 보란 듯이 당하는 설정이었던 셈이다.

다이바리 형제는 경기복을 입었지만 사우디 레슬러들은 평상복 차림으로 나와 대조 효과를 극대화하도록 연출됐다.

링의 한 코너에는 이란 국기까지 꽂아 이란을 모욕하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사우디 국영 알아라비야는 "다이바리 형제는 이란 대표로 나왔다"면서 이 이벤트가 이란을 겨냥한 정치적 메시지가 담겼음을 강조했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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