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 쿠웨이트에 취업한 자국민 26만명에 귀국 촉구

입력 2018-04-29 19:51
두테르테, 쿠웨이트에 취업한 자국민 26만명에 귀국 촉구

쿠웨이트의 대사 추방에 맞불…'가사도우미 구출작전' 갈등 최고조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학대받는 가사도우미 구출작전을 놓고 필리핀과 쿠웨이트 간의 외교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29일 쿠웨이트에 취업한 자국민 26만명에게 귀국할 것을 촉구했다고 일간 필리핀스타 등 현지 매체가 전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쿠웨이트에 가사도우미를 포함한 근로자 송출을 영원히 금지하고 쿠웨이트에서 모든 필리핀 국민을 철수시킬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자국민 귀국과 정착을 위해 재난기금을 쓸 수도 있다는 뜻을 밝혔다.

이는 쿠웨이트 정부가 지난 25일 주쿠웨이트 필리핀 대사를 외교적 기피인물(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지정해 추방하기로 하고 주필리핀 자국 대사를 소환한 데 따른 맞대응이다.

양국의 갈등은 필리핀 외교부가 지난 7일 쿠웨이트에 신속 대응팀을 보내 집주인에게 학대받는 자국 가사도우미를 탈출시킨 '사막의 구출' 작전으로 시작됐다.



현지 필리핀 대사관 직원이 구출작전에 참여한 장면이 찍힌 영상이 1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공개되자 쿠웨이트 정부가 "명백한 주권침해"라며 발끈했다.

사태가 심각해질 조짐을 보이자 필리핀 외무장관이 24일 공개 사과했지만, 쿠웨이트 정부는 다음날 필리핀 대사 추방과 현지 필리핀 대사관 직원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 등 초강경 대응을 계속하면서 갈등이 점차 고조됐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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