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식품유통업체 세인스베리·아스다 합병 논의…테스코 넘나
시장점유율 2·3위 업체…합병시 연 매출액 7조원·매장 1천200여개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 식품유통업계 2위와 3위인 J 세인스베리와 아스다가 합병을 논의 중에 있으며, 이르면 월요일인 30일(현지시간) 이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현지언론 매체들이 29일 일제히 보도했다.
현재 세인스베리의 대주주는 22%의 지분을 갖고 있는 카타르 투자청(Qatar Investment Authority)이다. 아스다는 미국 유통업체 월마트의 자회사다.
월마트는 지난 1999년 저렴한 가격으로 유명한 아스다를 67억 파운드(한화 약 9조9천억 원)에 인수했다.
세인스베리와 아스다가 합병에 합의할 경우 월마트는 합병법인의 주식을 되돌려 받는 방식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이미 수주 간 협상을 진행해 마무리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인스베리와 아스다가 합병하면 영국 전역에 1천200개의 매장과 연간 500억 파운드(약 7조 원)의 매출, 35만5천 명의 종업원을 둔 최대 식품유통업체 자리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기관 칸타 월드패널(Kantar Worldpanel)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영국 식품유통업계 시장점유율은 테스코가 27.6%로 1위를 달리고 있으며, 세인스베리(15.8%)와 아스다(15.6%)가 뒤를 쫓고 있다.
세인스베리와 아스다의 시장점유율을 합할 경우 31.4%로 단숨에 테스코를 뛰어넘게 된다.
이번 합병 논의는 온라인 유통업체 아마존이 유기농식품업체 홀푸드를 인수하면서 식품유통업계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가운데 일어났다.
테스코가 영국 최대 식품 도매업체인 부커를 합병하면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대한 대응책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세인스베리는 지난 2016년 영국 가전판매점인 아고스를 14억 파운드(2조700억 원)에 인수해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보면서 이번 합병을 적극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스다는 알디와 리들 등 독일계 저가형 마트의 공세에 시달려왔으며, 편의점 시장에서도 미미한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이번 합병이 완료되면 테스코와 합병 법인의 시장 점유율이 60%를 넘게 되는 만큼 경쟁당국의 승인 절차를 뛰어넘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FT는 "영국 경쟁시장청(CMA)이 테스코와 부커의 합병을 개선방안 요구 없이 승인하면서 세인스베리와 아스다가 자신들의 합병 또한 승인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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