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영 최강 안세현, 1위 하고도 "부족한 부분 채워갈 계기"
(광주=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한국 여자수영의 간판인 안세현 (23·SK텔레콤)이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무난히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그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안세현은 27일 광주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2018 국제대회 수영 국가대표 선발대회 첫날 여자 접영 100m 결승에서 58초26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레이스를 마쳤다.
예선에서 59초54로 공동 1위에 오른 박예린(부산체고)을 결승에서는 0.42초 차로 따돌렸다.
이로써 안세현은 오는 8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에서 개막하는 아시안게임에서 태극마크를 달 자격을 갖췄다.
하지만 안세현의 얼굴엔 아쉬움이 가득했다. 생각했던 것만큼 기록이 나오지 않아서다.
안세현은 "사실상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가 끝나고 3주 동안 휴식을 한 이후 계속 달려왔다"면서 "하지만 그렇게 훈련한 만큼 기록이 나오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그리고서는 "뭐가 부족한지 느낄 기회였다"며 마음을 추슬렀다.
안세현은 이날 57초 초중반의 기록은 예상했다고 한다. 그의 이 종목 최고 기록은 지난해 7월 헝가리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작성한 한국기록 57초07이다.
아시안게임에 초점을 맞춰 훈련하고 있지만 안세현은 이번 선발전을 위해 약간의 조정기도 거쳤다.
선수들은 큰 대회가 다가오면 훈련 강도를 유지한 채 훈련량을 서서히 줄이면서 힘을 비축하는 조정기를 가진다.
선발전은 기록보다 순위가 중요한 대회이지만 그동안 훈련도 순조롭게 진행됐고 내심 기록에도 욕심을 냈기에 그에게는 더욱 아쉬움이 진한 듯했다.
안세현은 현재 몸 상태를 정상의 85∼90%라고 했다.
안세현은 부다페스트 대회 여자 접영 100m와 200m 두 종목에서 한국신기록을 3차례나 작성하며 접영 100m에서는 5위, 200m에서는 4위에 올라 한국 여자수영 선수로는 역대 대회 최고 성적을 잇달아 갈아치웠다.
올해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 기대주로 떠올랐다.
이번 선발전에서 안세현은 여자 접영 50m와 200m에도 참가한다. 접영 100m를 포함해 세 종목 모두 현재 한국기록은 안세현의 것일 만큼 국내에 그의 적수는 없다.
안세현은 "올해 최종 목표는 아시안게임이다. 이번 대회는 테스트다"라면서 "오늘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는 좋은 계기로 삼겠다. 아시안게임에 좀 더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아시안게임 접영 100m에서 메달권에 들려면 56초대 기록은 나와야 한다고 전망했다.
안세현과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다툴 것으로 예상하는 일본 수영의 기대주 이키 리카코(18)의 페이스가 무서워 더욱 경계를 늦출 수가 없다.
이키는 이달 초 일본선수권대회에서 56초38의 기록을 냈다. 올해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랭킹에서 아시아 선수 중 1위, 전체에서도 사라 셰스트룀(스웨덴·56초35)에 이어 2위에 해당하는 좋은 기록이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결승에서 안세현은 이키를 0.01초 차로 제치고 6위에 올랐다.
안세현은 "아시안게임에서도 같이 경기를 뛸 선수들이라서 부담이나 긴장이 되는 건 사실이다"라면서 "하지만 그 선수들의 페이스에 말리면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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