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에서도 남북정상회담 '훈풍'…기대감 확산

입력 2018-04-28 09:31
증시에서도 남북정상회담 '훈풍'…기대감 확산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의 훈풍이 국내 증시에도 온기를 불어넣었다.

이번 주 국내 증시에선 미국 국고채 금리 급등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 이탈 우려에도 남북정상회담으로 한국 증시 할인(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감이 확산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 종가 기준 2,492.40으로 1주일 전보다 16.07포인트(0.65%) 상승했다.

코스피는 주 초반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심리적인 저항선 3%를 장중 돌파한 영향으로 외국인이 대량 매도에 나서 후퇴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주 후반 미 국채 금리 상승세가 완화하고 남북정상회담이 가까워지면서 기대감이 확산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외국인은 20∼25일까지 4거래일에 2조원가량을 순매도했으나 남북정상회담 전날인 26일 '사자'로 전환해 이틀간 3천300억원 넘게 사들였다. 이 기간 외국인은 지수선물시장에서도 1만8천계약(1조4천억원) 이상 순매수했다.

전날 개성공단 입주 기업과 토목·건축 등 인프라 투자 관련 기업의 '남북 경협주'가 혼조세를 보였으나 철도 관련주는 껑충 뛰었다. 철도 신호 제어 관련 업체 대아티아이는 25.00% 올랐고 대호에이엘(13.62%), 리노스(5.53%), 현대로템(4.31%) 등 철도 관련주가 동반 상승했다.

'앞으로 북측과 철도가 연결되면 남북이 모두 고속철도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과 '평창동계올림픽에 갔다 온 분들이 평창 고속열차가 다 좋다고 하더라'는 김정은 위원장의 발언이 호재가 됐다. 두 정상의 발언이 철도·도로망·항공 등 각종 사회기반시설(SOC) 건설 등의 기대감을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기존 경협주들은 소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수도·가스·석유관 등을 생산하는 동양철관[008970]은 7.32% 올랐고, 고려시멘트[198440](5.26%), 한국전력[015760](2.92%), 한전KPS[051600](1.43%), 하이스틸[071090](0.83%) 등 시멘트, 전기, 파이프 일부 업체가 강세를 보였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인 좋은사람들[033340](0.75%) 등도 오름세를 보였으며 금강산에 리조트를 보유한 에머슨퍼시픽[025980]도 4.29% 올랐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반도 평화 무드는 국내·외 투자가의 투자심리를 자극해 코리아 디스카운트 완화의 직·간접적인 트리거(방아쇠)로 작용할 것"이라며 "다만, 투자자들은 '옥석 가리기'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장기적으로 보면 미국과 협상까지 거쳐 비핵화와 평화가 이뤄지면 기초여건(펀더멘털) 측면에서 할인이 해소될 것"이라며 "국내 증시도 회복세로 가고 경제부문에서 통일, 인프라, 소비, 기타 에너지, 물류, 관광, 소비재 등에서 수혜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들뜬 기대감보다 당장 큰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박형중 대신증권[003540] 마켓전략실 총괄실장은 "이번 남북 협의는 과거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어 단기 호재는 될 수 있으나, 남북 간 경제협력이 어떻게 이뤄질지 시간이 걸리므로 당장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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