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 떨어져 추락"…71명 사망 브라질 전세기 '황당한 인재'

입력 2018-04-28 06:16
수정 2018-04-28 13:34
"연료 떨어져 추락"…71명 사망 브라질 전세기 '황당한 인재'

콜롬비아 항공당국 17개월간 조사 결론…"경고등 무시한 조종사 과실 겹쳐"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지난 2016년 브라질 프로축구 선수 등 71명의 목숨을 앗아간 비행기 추락 사고는 연료 부족과 조종사 과실 등이 복합적으로 빚어낸 '인재'인 것으로 최종 결론이 났다.

콜롬비아 항공안전청은 2016년 11월 28일 브라질 프로축구팀 샤페코엔시 선수 등 81명을 태우고 가다 콜롬비아 산악지대에서 추락한 볼리비아 라미아 항공 소속 전세기 추락참사 원인을 조사한 결과 이 같은 최종 결론에 도달했다고 카라콜 TV 등 현지언론이 27일(현지시간) 전했다.

미겔 카마초 항공안전청 사고조사국장은 "비행기 연료가 부족해 추락 사고가 났다"면서 "라미아 항공사가 위험 관리를 부적절하게 하는 바람에 비행 도중 연료탱크가 바닥났다"고 밝혔다.

항공기가 출발지인 볼리비아의 산타크루스 공항과 최종 목적지인 메데인 외곽의 리오네그로 국제공항을 비행하기에 부족한 9천73㎏의 연료만 적재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조종사 등 승무원들이 최종 목적지에 도착하기 40분 전에 연료 고갈 경고가 울렸는데도 인근 공항에 비상착륙을 시도하지 않은 채 리오네그로 공항을 향해 계속 비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콜롬비아, 브라질, 볼리비아 항공당국과 영국, 미국 전문가들은 사고 이후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사고 이후 17개월간 광범위한 조사를 벌였다.

카마초 국장은 "사고 항공기는 국제비행을 위한 최소한의 연료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는 콜롬비아 항공당국이 추락참사가 난 지 한 달 뒤에 항공기가 사고 당시 관제탑과 주고받은 교신 내용 등이 담긴 블랙박스와 다른 증거들을 분석해 연료 부족과 적재량 초과 등을 원인으로 잠정 결론 낸 것과 유사한 것이다.

사고 직후 항공 전문가들은 추락 항공기와 관제탑 간의 교신 내용과 추락 이후 폭발사고가 나지 않은 점 등으로 미뤄 연료 부족을 추락의 주요인으로 추정했다.

실제 사고 전세기에서 회수한 블랙박스 음성녹음을 분석해보니 조종사가 추락 직전 현지 관제탑과 교신하면서 연료가 바닥났다고 보고하는 내용이 확인되기도 했다.

샤페코엔시 선수단은 코파 수다메리카 결승전을 치르기 위해 콜롬비아로 이동하다가 비극을 겪었다.

비행기에 타고 있던 77명 중 선수, 구단 관계자, 언론인 등 71명이 숨졌다. 생존자는 선수 3명, 승무원 2명, 라디오 기자 1명에 불과했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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