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선언] 31살 나이 차 넘어 서로 예우한 남북 정상

입력 2018-04-27 22:30
[판문점 선언] 31살 나이 차 넘어 서로 예우한 남북 정상

서로 '위원장님' '대통령님'…김정은 자신 낮춰 "나" 대신 "저" 호칭도



(고양=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담은 '판문점 선언'을 도출하기까지는 상대방을 진심으로 대한 태도도 한몫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984년생인 김 위원장은 1953년생으로 자신보다 31살이 많은 문 대통령에게 예의를 다했고 문 대통령도 김 위원장을 정상으로서 예우했다.

상대에 대한 예우가 가장 돋보인 대목은 서로를 부르는 호칭이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향해 '위원장님'이라고 불렀고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을 '대통령님'이라고 불렀다.

김 위원장이 군사분계선을 넘어오는 순간 문 대통령은 "여기까지 온 것은 위원장님의 아주 큰 용단이었습니다"라는 말로 환영했다.

김 위원장은 오전 정상회담에서 "오늘 문재인 대통령님과 정말 허심탄회하게, 진지하고 솔직하게 이런 마음가짐으로 좋은 이야기를 하고 반드시 필요한 이야기를 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도 남북 정상 부부가 만난 자리에서 "아침에 남편께서 회담에 다녀오셔서 문 대통령님과 함께 진실하고 좋은 얘기도 많이 나누고 회담도 잘됐다고 하셔서 정말 기뻤다"고 말했다.

2000년과 2007년, 각각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방북했을 때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두 사람을 '대통령님'으로 부르지 않았고 '대통령'이라고만 불렀다.

두 정상이 자신을 부를 때 보인 호칭에서는 종종 차이를 보인 것은 눈에 띄는 부분이다.

문 대통령은 '판문점 선언' 서명 후 공동입장발표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나는 평화를 바라는 8천만 겨레의 염원으로 역사적 만남을 갖고 귀중한 합의를 이뤘다"고 하는 등 시종 '나'라는 표현을 썼다.

외국 정상을 만난 자리에서 동등한 지위로서 스스로를 낮춰 부르는 표현을 쓰지 않는 관례를 따른 것이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오늘 저와 문재인 대통령은 분열의 비극과 통일의 열망이 동결돼 있는 이곳 판문점에서 역사적 책임과 사명감을 안고 첫 회담을 가졌다"고 하는 등 '저'라는 호칭을 쓰기도 했다.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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